하늘에서 떨어진 20㎏ 감 박스…아파트 10층이었다면 충격 '30배'

주차된 제네시스 파손…행인 맞았다면 '아찔'
아파트에서 던진 것 추정…경찰 수사 '답보'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아파트 건물에서 떨어진 20㎏ 감 박스가 단지에 주차된 차를 파손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건과 관련해 차량이 받았을 충격이 감박스 무게의 무려 30배인 600㎏ 이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6일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감 박스가 떨어져 단지에 주차된 고급 세단을 덮쳤다.

누군가 복도식 아파트 건물 내부에서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상자에는 20㎏ 상당의 감이 들어있었다. 피해 차량인 제네시스 G80 차량은 앞유리 보닛과 펜더가 찌그러졌고 감의 파편이 주변으로 튀었다.

물리학 전문가들은 당시의 충격이 원래의 무게인 20㎏이 아닌 그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높은 곳에서 물건이 떨어지게 될 경우 '중력 가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가볍고 작은 물건일지언정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흉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 상자가 떨어진 광주 서구의 아파트는 최고 층이 15층이다. 폐쇄회로(CC)TV에는 정확히 몇층에서 떨어졌는지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떨어지는 속도와 충격 등으로 꽤 고층에서 떨어졌음을 추측할 수 있다.

떨어진 감 박스의 중력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면서 속도를 갖는데 이 속도로 움직이던 박스가 순식간에 멈췄을 때 발생하는 충격량을 계산하면 차량이 받았을 충격을 계산할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낙하물로 인한 지상 충격 등을 오랜 시간 연구해온 김성원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명예교수는 충격량을 충돌시간 0.1초에 약 30배, 0.2초에 약 15배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감 박스 낙하 사례에 대해 정밀 분석을 거쳐 충돌 시간을 0.1초라고 가정, 그 힘은 '600㎏중(600㎏짜리 물체가 중력에 의해 받는 힘)'이라고 추정했다.

600㎏중은 차량이 찌그러지는 정도지만, 만일 사람에게 가해졌을 경우 충분히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을 수 있는 무게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 역시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해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상황이다.

경찰은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CCTV 영상과 감 박스를 확보해 박스를 던진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범인을 잡은 뒤 고의성 여부도 판단할 방침이다.

이처럼 아파트 등 고층에서 물건을 던져 재물에 손괴를 입히면 형법 제366조(재물 손괴 등)에 따라 처벌받고 고의와 실수 관계와 상관없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야한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받는다.

만일 사람이 다치거나 죽었을 경우에는 상해치사, 과실치상, 과실치사 등이 적용된다.

단, 범인이 형사상의 미성년자(만 14세 미만)일 경우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기에 처벌이 불가능하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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