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 5인 "코스피 환호했지만 반등랠리는 아직…차익실현 타이밍"
"불확실성 여전해…12월 FOMC 점도표·원자재 가격 추이 확인 필요"
(서울=뉴스1) 손엄지 공준호 이기림 정지형 기자 =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정점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환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춰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축포를 터트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확인해야 하고, 기업 실적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이번 반등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서며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3일 <뉴스1>이 국내 증권사 5곳 주식시장 전문가에게 이번 반등이 산타랠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지 묻자 모두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연말과 연초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산타랠리'라고 한다. 연말 소비가 늘면서 기업의 이윤도 늘고, 투자심리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지수가 크게 반등하고, 다음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3% 넘게 오르면서 산타랠리 기대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주식시장 반등은 수급과 관련된 기술적 반등이라고 분석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생과 옵션 쪽에서 쇼트커버(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주식의 매입)가 많이 들어왔다"면서 "미국 증시는 수급 이슈로 급등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치를 하회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로 금리 상승 추세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는 있지만,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물가 요인 외에도 내년에는 기업 이익 둔화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2500선 근처로 진입하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으로 기술적 저항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제지표 이익전망은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결국 이런 흐름을 지속할 만큼 동력이 강해질 수 있겠느냐는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CPI의 레벨이 낮지 않고 연준의 정책 행보가 당장 비둘기파적(통화정책 완화)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요 측면에서 추가적인 위축이 확인될 여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처럼 지금의 상승세를 '산타랠리'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서철수 리서치센터장은 "긴 흐름에서 보다면 오늘 상승으로 인해 바닥을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부터 랠리 시작이다'라고 얘기하기에는 거시경제 환경이나 실적 등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보다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반등할 때마다 주식을 조금씩 팔면서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국면에서는 과도한 매수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개별 종목으로 대응하고, 많이 오르는 종목은 일부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오버슈팅 과정이라서 반등할 때는 비중을 줄이는 게 낫다"면서 "지금 따라가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윤창용 리서치센터장은 "기존에 올랐던 반도체와 2차전지가 조금은 더 상승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면서 "쇼트커버링을 기대할 수 있는 민감주 위주로 대응하거나 반도체 대형주, IT 하드웨어주,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이 부각되는 금융주 중심으로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가장 큰 이벤트는 12월 FOMC다. 11월 물가상승률을 확인하고 열리는 12월 FOMC에서 물가 상승 완화에 대한 자신감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유겸 리서치센터장은 "12월 FOMC에서 50bp(1bp=0.01%p)를 올릴지, 75bp를 인상할지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12월 점도표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의회 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도 중요해 보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면서 "날씨가 추워지면 유가나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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