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승유 “손우현과 결혼 엔딩, 중간서사 없어 아쉽기도”[EN:인터뷰①]

박수인 2022. 1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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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승유가 '금수저' 종영 소감을 전했다.

승유는 최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극본 윤은경, 김은희/연출 송현욱, 이한준) 종영 인터뷰에서 이승아를 연기하기까지 과정을 털어놨다.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 승유는 이승천(육성재)의 누나이자 청담동 헤어샵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이승아 역을 맡았다.

이승아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는 승유는 "두 번째 미팅하고 나와서 떨어진 줄 알고 엄청 울었다. 감독님이 '승아 자체가 튀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너무 정갈하게 준비해 온 거다. 캐릭터적인 부분을 가져가려고 했는데 두 번째 미팅 때는 '연기력에 문제가 있겠지' 해서 발성, 발음 등에 신경 썼다. 처음보다 벗어난 게 아닌가 해서 '안 될 수도 있겠다' 했는데 한 달 뒤에 연락을 받았다. 첫 지상파 데뷔작이었는데 너무 안 믿기더라. 감독님께서 첫 미팅 때 제게 느꼈던 날 것의 매력을 보고싶으니 살려줄 수 있겠나 했다. 저라는 사람의 매력을 봐주시고 믿어주셨던 것 같다"고 캐스팅이 확정된 당시를 떠올렸다.

이승아를 연기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는 "조심스러울 수도 있는데 가난을 표현하는 걸 중시했다. 가난을 표현하는 게 웃기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표현해내야 했다. (이)승천이가 금수저를 사용하는 계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자극적이게 가난을 부풀려서 생각했던 것 같다"며 "친언니가 의상, 연출 모든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해줬다. 드라마를 좋아해서 일본, 미국드라마에서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주고 영화미술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도움을 많이 줬다"고 전했다.

첫 지상파 데뷔작의 기대감, 부담감도 털어놨다. 승유는 "TV에 나오면 사람들이 다 알아볼 줄 알았다. 사인도 만들었는데 드라마 속 이미지와 또 달라서 그런지 아무도 못 알아보시더라. 제 인기는 체감하지 못 하지만 드라마 자체로는 체감했다. 지나가다가 얘기를 많이 듣고 특히 친구 부모님들이 좋아하시더라. 부모님 세대에서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부담감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매체이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컸던 것 같다. 또 승아라는 캐릭터가 부담스럽게 다가가지 않을까, 캐릭터적인 캐릭터인데 소리지르고 하는 부분이 부담스럽게 다가가지 않을까 걱정 했다. 집주인이랑 싸우는 장면에서는 너무 성질만 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데뷔작이다 보니 화면에서 어떻게 나올지 감이 없었던 거다. 그 장면을 놓고 반응도 반반으로 나뉘었다. 신선하고 화끈했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소리만 꽥꽥 질러서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더라.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감정적, 체력적인 힘듦도 있었다고. 승유는 "제가 나오는 신들은 곤경에 처해있는 신밖에 없다. 평소에 소리를 잘 지르지 않기 때문에 소리는 지르는 신이 힘들기도 했다. 이렇게 감정적인 역할은 처음이었는데 촬영이 끝나면 기도 많이 빨렸다. 몸싸움 연기도 처음 해봤는데 실제로 때리는 척을 해야 하고 카메라 워킹과 몸짓이 같이 가야 하는 것도 좀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게 제일 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육성재, 이종원과 각각의 남매 호흡은 어땠을까. 승유는 "성재는 만날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극 중 힘든 상황에만 많이 만나서 그런지 승천이라는 캐릭터가 차갑게 느껴졌다. 종원은 힘들지만 행복한 느낌을 느끼는 신에서 많이 만나서 그런지 오히려 친남매 같은 느낌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며 "실제로는 언니가 있는데 남매와는 결이 많이 다르더라. 남자 형제가 있으면 든든하구나 느꼈다. 가족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물리적으로 의지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고 답했다.

최대철(이철 역), 한채아(진선혜 역)와 가족 호흡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승유는 "대철 선배님이 아이디어 뱅크시다. 슬픈 부분도 한 번 틀어서 코믹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편한 언니, 오빠처럼 많이 알려주셨고 진짜 가족같이 느껴졌다. 화기애애해서 그런지 애드리브가 편하게 나왔던 것 같다. 받아주는 센스도 필요하고 편한 사이가 아니면 하기 어려웠는데 편한 사이, 분위기라 잘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초반에 연기적으로 혼란을 겪었을 때가 있었다. 감독님께서 '네가 나오면 분위기가 우울해진다'는 피드백을 해주셨는데 대철 선배님이 현장에서 조언해주셨다. 승천, 태용이 처음으로 몸이 바뀐 후 병실에서 화를 내는 장면이었다. 저는 전달을 잘 하고 싶어서 정확하게 하려고 했는데 대철 선배님은 '말을 쉬지 않고 내뱉어보라'고 하셨다. 그러면 처지는 분위기가 아니라 긴장감을 빌드업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선배님을 믿고 했는데 감독님도 만족스러워하셨다. 그 후부터는 연기적으로 다 맡겨주셨다. 대철 선배님도 '너는 10년 뒤 더 잘 돼있을 거야'라고 해주셨다. 한채아 선배님은 극 중에서는 엄마였지만 큰언니처럼 편하게 얘기해주시고 밥도 많이 사주셨다. 젊은 엄마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했다.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승아를 연기하며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을까. 승유는 "저는 승아를 좀 더 과감하게, 과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의상, 헤어가 더 튀고 싶었다. 집에서 체육대회 반티를 입고 있거나 단벌신사처럼 한 옷을 몇날 며칠 입고 싶었다. 그런 부분을 표현해 내기에는 주인공들 위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또 마지막에 문기와 결혼을 하는데 중간 서사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 전까지 붙는 신이 없다가 두 달 만에 만나서 결혼 사진을 찍었다. 너무 어색한 것도 있었고, 커플 연기를 해야 하니까 설레는 게 아니라 떨리더라. 처음 들어갈 때부터 러브라인이 있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다. 첫 멜로다 보니 조금 아쉽긴 했다. 결혼 사진을 찍고 한 달 뒤에 (손우현과) 만났는데 서사가 쌓였으면 더 가족 같이 나오지 않을까 했다. 많이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찍어서 아쉬웠던 것 같다"고 했다.

금수저가 있다면 운명을 바꾸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저라면 바꿀 것 같다. 부모를 버리고 가족을 버린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지 않나. 승천도 가족을 위해 그런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은 바꾸지 않을까 싶다. 바꿔서 돈을 만들어놓고 돌아와서 가족을 위해 쓰는 거다. 영원히는 바꾸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금수저'는 배우 승유에게 성장하게 한 작품이자 시작이 된 작품이었다. 승유는 "정말 많이 배웠다고 느낀다. 첫 작품은 아니지만 첫 작품인 것 마냥 모든 게 다 어리버리했는데 현장적인 것도 많이 배웠다. 저는 연기할 때 극 J다. 모든 대사의 어미를 정해가는 편인데 '이번에 깨보자' 했더니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더라.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수저'는 말 그대로 시작인 것 같다. 부모님이 정말 많이 좋아하신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시는 걸 보니까 죄송스럽기도 하더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셔서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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