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주가 바닥찍었나, ‘데드캣 바운스’인가…이번 주 코스피 2500선 전망
증시 전문가 “연준 피봇 기대감 연장”
국내 증시가 지난주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소폭 둔화세를 보이며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7.7% 올랐다고 10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이때문에 국내외 증시가 이번주 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지난주(7~11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5.7% 오른 2483.16에 장을 마쳤다. 5거래일 중 4거래일이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9912억원, 690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개인은 1조661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쏠리고 있다. 연준의 긴축 기조 속도조절이 본격화됨에 따라 금리인상의 가속 페달에서 서서히 발을 뗄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다. 연준은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았다. 12월 연준의 긴축 조절에도 무게가 실린다.
국내 증시는 이번주 ‘차이나 런(China Run·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과 외국인 수급 유입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증시의 ‘데드캣 바운스’(하락장 속 일시적 반등)인지, 저점을 지난 반등의 시작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연준 피봇 기대감 연장...코스피지수, 예상범위 상단 ‘2520선’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 연준의 피벗(Pivot·기조 전환) 실현 기대감이 연장될 것이라고 봤다.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가 둔화됐다는 소식에 일각에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다음 달 FOMC에서 5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는 대신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2023년 중순 예상된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전망치도 낮아졌다. 금리가 6%에 육박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CPI 발표 전까지 쏟아졌지만, CPI 발표 이후에는 최종 금리가 5%에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이어졌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전략가인 시마 샤는 뉴욕타임스(NYT)에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기 전인 지난 2월보다 낮다”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물가상승률 하락은 이미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날 “충분히 제약적인 스탠스에 가까워지면서 금리인상의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금리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하는 등의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도 있다. 하커 총재는 “금리 인상 속도 둔화가 완화적인 정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이번 한달치의 물가지표 데이터가 곧 금리 인상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증권가에서는 내주에도 증시 상승 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물가지표 호조로 인한 연준 피벗 기대 연장이 예상된다”면서 “주식시장의 반등이 8월 고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이번 주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는 최저 2350에서 최대 2520선이다. 주요 관심 업종으로는 반도체, 인터넷,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등을 꼽았다. 김영환 연구원은 “이번 랠리가 실적전망 하향과 밸류에이션 상승을 동반해 나타나고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했다는 점에서 IRA 관련 수혜주, 할인율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역사적으로 낮은 레벨에 위치해 있는 업종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로 인해 약해진 실적을 고려할 때 추격 매수는 고려해야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낙폭과대주 중심의 순환매로 데드캣 바운스가 연장될 가능성은 크다”며 “예상보다 가파른 펀더멘털 약화로 인해 단기 반등의 폭과 시간이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욕심을 내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동결,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은 향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경기악화와 실적악화 등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반면, 증시는 이를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이나 런’에 코스피 반사 이익 가능성도...외국인 순매수에 쏠린 시선
금리인상, 자금시장 경색 등 시장을 둘러싼 악조건 상황에서 지수는 어느새 2500선을 넘보고 있다. 특히 중국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확정된 이후 ‘차이나 런(China Run)’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됐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이 신흥국 주식 벤치마크를 변경해 중국 비중을 줄였다는 소식과, 노스캐롤라이나 퇴직연금의 중국 주식 보유금액 축소 등이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한다.
10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증가도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2000억원(10월 3일~11월 10일)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중국 리스크가 확산하면 국내 주식을 늘 순매도했던 외국인의 패턴과는 사믓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서 “반도체 등 IT업황 부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대만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순매도가 강화되고 있는 반면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음은 뜻밖의 상황”이라고 봤다. 이어 “시장에서 ‘차이나 런’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효과는 분명히 경계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에 줄 수 있는 수혜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즉 차이나 런 리스크를 뒤틀어봐야 할 것”이라고 봤다.
김영환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 내에서 중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만약 미국 주정부들이 운영하는 연기금(5조달러 규모)들이 전반적으로 이러한 벤치마크 변경을 단행한다면 한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15~20조원 정도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만약 외국인 순매수 증가 상황이 벤치마크 변경이 아니라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한 전술적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면 ‘중국 매도-한국 매수’ 양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주 살펴 볼 주요 일정으로는 중국 10월 산업생산·소매판매(15일 발표), 미국 10월 생산자물가(15일 발표), 미국 10월 산업생산·소매판매(16일 발표), 유로존 10월 소비자물가(17일 발표) 등이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귀환] 트럼프 당선에 다시 주목받는 대우건설과의 인연
- [트럼프 귀환] “올 것이 왔다”… 셈법 복잡해진 재계
- ‘요아정·명륜진사갈비 이어 매드포갈릭까지’... 외식업계, 잇단 손바뀜에 요동
- 인니 KB뱅크, 1.5兆 손실 원인은… “규제 완화가 부실 키웠다”
- 촉각으로 세상 본다… 시각 대체할 웨어러블 기기 개발
- [속보]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
- ‘전기차 1위’ 中 BYD, 이달 국내 상륙… 현대차, 안방 사수 비상
- 방산 수출 때 국회 동의 받으라는 민주당… 업계 “수출에 찬물”
- “한강변 단지도 안 팔려”… 고분양가에 미분양 쌓이는 강동구
- [비즈톡톡] “하마터면 싸게 산 줄 알았네”… 편의점의 이상한 맥주 할인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