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8% 공포' 확산…은행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 '껑충'

서상혁 기자 2022. 11.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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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0월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 전월 대비 43% 늘어
은행창구엔 금리경감 방안 문의↑…상호금융권도 10일부터 판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주요국의 긴축 행보로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금리 상승폭을 제한해주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인기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9월 만해도 은행권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취급 실적은 저조했으나, 한국은행이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에 나선 10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0월 금리상한형 주담대 취급 건수는 269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43% 늘어난 수치다. 5대 은행의 취급 규모는 8월 319건에서 9월 188건으로 줄다가 10월 들어 반등했다. 이달 들어선 불과 일주일만에 100건을 넘어선 것(114건)으로 알려졌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란 금리 상승 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상품이다. 기존 변동금리 대출에 특약을 추가하는 식으로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은행이 금리상승 리스크를 떠안는 만큼 특약 가입시 가산금리가 붙어 적용금리가 소폭 오르게 된다. 향후 대출금리가 가산금리와 금리상승 제한폭을 합친 것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금리상한형 주담대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금융당국 주도로 은행권은 지난해 이 상품을 출시했는데, 반응이 저조하자 혜택을 확대한 후 지난 7월 다시 시장에 내놨다. 금리 상승 제한 폭을 종전 0.75%p에서 0.45%p로 낮추고, 가산금리(0.15~0.2%p)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상한형 주담대 실적은 저조했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종전 대비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하는 부담감이 대출자에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은행 영업점에도 이자 경감 방안을 묻는 차주들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이자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묻는 대출자들이 많아졌다"며 "창구에서도 이자 경감 방안 중 하나로 금리상한형 특약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신규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18~6.82%로 나타났다. 개선된 금리상한형 주담대 출시 직전인 7월14일 연 4.15~6.25% 대비 하단 금리가 1%p가량 올랐다. 하단 금리 기준으로 금리상승 제한 폭인 0.45%p를 훌쩍 넘겼다. 추가 가산금리 0.2%p를 고려해도 당시 특약에 가입한 차주들은 이자 비용을 상당 부분 절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분간 금리상한형 주담대의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조만간 한국은행도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예·적금 등 은행들이 취급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은 수신금리를 올리게 되고 덩달아 대출금리도 오르게 된다.

최근의 자금시장 상황도 주담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원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에 따른 채권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채권 발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만큼, 은행권의 수신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0일부터는 상호금융권(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에서도 금리상한형 주담대 특약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특약 가입 시 대출자의 1년간(3년 동안 1년씩 총 3구간) 금리상승 폭을 0.75~0.90%포인트(p), 3년간 2.00~2.50%p 이내로 제한해 준다. 가입 비용은 기존 대출금액에 이율이 0.20%p 가산된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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