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플랫폼에서 내렸지만…민주당 인사, SNS로 이태원 참사 ‘국가배상’ 집단소송 이어간다
담당 변호사, 지난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임명
더불어민주당 출신 변호사들이 이태원 참사 유족을 대상으로 국가배상청구 소송인단 모집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앞서 최초로 소송인단 모집이 올라온 법률 플랫폼에서는 정치적 이념 갈등이 우려된다는 사유로 프로젝트가 취소됐지만 별도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소송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소송은 지난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으로 임명된 바 있는 전수미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대표변호사가 담당한다.
13일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는 구글폼을 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이 직접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서울시·용산구)를 상대로 하는 국가배상청구가 사실상 유일하다”고 했다. 이어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벗어나려거나 경감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대한민국 및 지방자치단체를 피고로 하는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소송은 전수미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대표변호사가 담당할 전망이다. 전 변호사는 지난달 17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책위 비상근 부의장으로 임명됐으나 국가배상 집단소송을 시작한 지난 8일 사퇴서를 냈다.
전 변호사는 “현재 이태원 참사 유가족 8분 정도와 접촉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민주당 관련 인사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가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프로젝트는 법률 플랫폼에서 삭제됐다. 공동소송 프로젝트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법률 플랫폼 ‘화난사람들’에 따르면 이는 ‘정치적 이념 갈등’ 때문이다.
‘화난사람들’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국가배상 집단소송 프로젝트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데 대해 “(화난사람들은) 공익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공동 소송을 쉽고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기술(IT)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라며 “정치적 이념 갈등으로 불거질 수 있는 공동 소송에 대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련 인사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게 알려지자 사건의 본질과 별개로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프로젝트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 영정·명단 공개 요구 등의 목소리가 커지며 장외로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이는 지난 7일,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피해자 명단과 사진 공개해야 한다’는 요청이 담긴 메시지를 보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에 휩싸이자 당내에서도 선을 긋던 모습과는 대비되는 태도다.
당시 문 의원은 “참사 희생자의 전체 명단과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기본입니다. 이미 언론에 전체 면을 채웠어야 하는 상황인데 야당이 뭘 하고 있느냐는 따가운 질책에 답변이 궁색해집니다”, “유가족과 접촉하든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서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국정…처벌만큼 시급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받아 논란이 됐다. 해당 문자를 보낸 이는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여당이 정쟁으로 끌고 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우리 당은 (명단을 공개할) 생각이 없다”고 다시 한번 선을 긋기도 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 같은 날 “그런 논의는 전혀 이뤄진 바 없고 만에 하나 그런 제안을 누군가 했다면 부적절한 의견”이라며 “당내 논의 상상 자체가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부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느냐”며 “내 아들의 이름과 얼굴을 가리지 말라는 오열도 들린다. 당연히 유족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공개하고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참다못해 한마디 한다. 참사를 정치에 악용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패륜인가. 고인의 영정 앞에 그의 이름을 불러드리는 것이 패륜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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