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워치 메이커의 자부심을 보다.
심플한 실루엣, 타임리스한 우아함 내세워
연구소 과학자 같은 장인들 대거 보유
‘블랑팡(Blancpain)’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보았을 때 당신 반응은 어떨까. 브랜드에 특별히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부터 갸웃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익숙하다면, ‘다이버(잠수용) 시계’로 유명한 브랜드라고 말할 것이다. 블랑팡의 대표 라인인 ‘피프티 패덤즈’는 1953년 등장한 ‘최초의 모던 다이빙 워치’를 모태로 한다. 50패덤즈(약 91m) 깊이는 당시 손목시계 신기록이다.
이보다 시계 제품에 더 정통한 이들이라면 아마 이렇게 답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워치메이커라고. 블랑팡의 역사는 창립자인 예한 자크 블랑팡이 스위스 ‘워치 메이커의 성지’이자 ‘고급 시계의 요람’인 빌레레(Villeret) 마을의 공식 문서에 워치메이커로 처음 등장하는 1735년부터 시작됐다. 공식 문서의 기록이니 창립자가 시계를 만들기 시작한 건 훨씬 이전일 것이다.
창립자의 선구자적 창의성과 기술력은 200년 넘게 블랑팡 가문의 후손들에 이어졌고, 그 이후 업계 전문가들을 통해 ‘창의가 정신’은 더욱 강화됐다. 1926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오토매틱 손목시계에서부터 모든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를 총망라한 6개의 걸작(six masterpieces) 등 시계 산업 역사를 뒤흔드는 ‘최초’ 기록을 이어갔다. 2004년에는 최초의 균시차 시계, 2008년에는 최초의 원미닛 플라잉 까루셀(1분 만에 완전히 회전하는 케이지), 2008년에는 최초로 그레고리력(우리가 평소에 쓰는 표준 달력)과 음력을 동시에 표시한 시계를 선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워치 메이커의 자부심, 빌레레 컬렉션
그런 역사의 블랑팡이 내놓은 ‘빌레레’ 컬렉션은 시대를 앞선 DNA에 대한 표상이기도 하다. 빌레레 컬렉션은 1735년 블랑팡이 설립된 마을의 이름을 땄다. 빌레레는 심플한 실루엣, 타임리스한 우아함,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정교한 기술력이 특징. 특히 매력적인 미드나잇 블루 다이얼과 함께 더욱 부각된다. 열정과 기술력, 작업의 정밀함과 예술성의 기치를 내세우는 블랑팡은 빌레레 컬렉션에 ‘컴플리트 캘린더’와 ‘울트라 슬림’을 선보이며 더욱 마니아를 들끓게 한다.
빌레레 컴플리트 캘린더 모델에서는 월, 일, 요일을 표시하는 컴플리트 캘린더와 문페이즈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다이얼 위에서는 12시 방향의 요일과 월을 표시하는 두 개의 나란한 창, 구불구불한 스네이크 핸드로 표시하는 날짜, 그리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한 6시 방향의 문페이즈를 발견할 수 있다. 또 부주의한 사용으로부터 시계를 보호해주는 안전 시스템을 갖춘 6654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전통적인 캘린더 워치와는 달리 무브먼트가 망가질 염려 없이 언제나 컴플리트 캘린더를 조정할 수 있다. 특허 받은 언더-러그 커렉터(under-lug corrector)로 모든 정보를 손가락으로 눌러 조정할 수 있어, 푸셔를 누르는 도구가 따로 필요없다.
우아한 빌레레 울트라 슬림은 컬렉션의 미학적 코드를 정제되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시와 분 디스플레이 외에 기다란 중앙 초침과 3시 방향 날짜 창으로, 가독성이 뛰어나다. 4일 파워리저브 가능한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1151을 탑재하고 있다. 컬렉션 처음으로 40mm 레드 골드 케이스와 미드나잇 블루 다이얼이 만났다.
이 두 종류의 빌레레 블루 다이얼 위에는 레드 골드 소재의 로마 숫자 아플리케(붙인듯한 장식) 아워 마커(시간을 표기하는 것)와 이와 매치되는 가느다란 레드 골드 바늘을 놓았다. 시침과 분침은 컷-아웃된 세이지 나뭇잎 형태를 하고 있는 반면, 초침은 하우스의 창립자 예한-자크 블랑팡의 이니셜을 품고 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뒷면)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에서 코트 드 제네브 모티브, 레드 골드 로터 위 허니콤(벌집모양) 패턴 등 세심한 장식을 볼 수 있다. 또 다이얼과 어울리는 미드나잇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했다.
◇고급 시계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드는 장식 기법
고급 시계는 복잡 기술을 담은 무브먼트로 등 정확성을 위해 가열찬 도전을 계속하면서도 심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장인들이 고급 세공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블랑팡은 현재 스위스 르 브라쉬와 르 상티에 워크숍에 700 여 명의 워치메이커와 장인이 있다. 그중 블랑팡의 명성을 더욱 높이는 다양한 기법을 알아봤다. 외국어가 많아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시계의 다양한 부품과 더불어, 고급 시계 설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장식 기법에 대해 서술했다.
‘서큘러 그레이닝’(circular graining)혹은 ‘스티플링’(stippling)은 살짝씩 겹쳐지는 작은 동심원 패턴을 플레이트(전체 판) 등에 촘촘하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각 원의 정확한 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코트드제네브’(côtes de Genève)는 일종의 작은 숫돌 바퀴를 이용해 완벽하게 규칙적인 직선 모티브를 만들어 낸다. 이 장식은 전통적으로 브리지(중심축과 받침이 회전하는 금속판으로 양 끝은 나사로 시계 판에 고정된다)와 로터(추를 이용해 손목의 움직임을 태엽을 감는 움직임으로 전환하는 장치)에 주로 적용한다. ‘제네바 스트라이프’라고도 불리는 이 장식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앙글라주’(anglage) 혹은 ‘베벨링’(bevelling)은 챔퍼라고 불리는 가장자리를 매끈하게 연마하는 기법이다. 손으로 직접한 핸드 베벨링은 안쪽과 바깥쪽 앵글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고 즉시 판단할 수 있다. 어떤 기계도 그렇게 만들어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러폴리싱(Mirror polishing) 혹은 블랙 폴리싱(black polishing)은 장인들이 다이아몬드가 함유된 연마제를 적용해 연마하는 것이다. 블랑팡의 데커레이션 장인이 동그랗게 문지르며 폴리싱하면 마치 표면이 거울처럼 반짝인다.
블랑팡의 마스터 인그레이버(장식을 새기는 장인)들은 마치 최첨단 연구실에 있는 이들 같다. 방진 기능의 흰 가운을 입고 작은 끌과 현미경을 이용해 손으로 직접 새기며 스케치를 완성한다. 조각 작품이나 페인팅처럼 미술관에서 볼법한 작업이 이들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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