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백 곳 사라졌다…“내년엔 8km 떨어진 학교 갑니다”
[앵커]
저출생으로 학생들이 줄면서 지난 5년 동안 문을 닫은 학교가 2백 곳 가까이 됩니다.
대부분이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 지역입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는 한쪽에선 학생들이 부족해서 학교가 없어지는데, 멀지 않은 곳에선 학생들이 너무 많은 이른바 과밀 학급이 생기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모순적인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먼저 학생들이 부족해 폐교 결정이 내려진 곳부터 보시겠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교생이 13명인 충북 음성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인근에 신도시가 생기면서 10년 만에 학생 수가 4분의1로 줄었습니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 학교와 마을 공동체가 특성화 교육 등을 진행해 학생 수가 한때 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빠져나가는 학생을 붙잡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내년에 학교는 문을 닫게 됐습니다.
[유정우/능산초등학교 5학년 : "멀리 가야 되니까 거리도 그렇고 그래서 떨리고… 가기 싫다고, 학생들 더 들어오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러고 있어요. 애들이 다…."]
이 학교가 문을 닫으면 남겨진 학생들은 가까이는 4.7Km, 멀게는 8.1Km를 더 돌아 통학을 해야 합니다.
[전혜경/능산초등학교 학부모 : "(통학)차를 놓쳤다고 하면은 저도 아침에 출근해야 되고…지금 여기는 인도도 없어가지고 아주 걷기도 나쁘고…."]
폐교 결정에 아예 서울로 이사를 갈 학생도 있고, 사실상 1대 1로 수업을 받았던 특수 학생은 경기도로 전학 갈 예정입니다.
[지예원/능산초등학교 특수 교사 : "거리가 우선 너무 멀어가지고 통학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요. 적응이 조금 느리다 보니까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또다시 2학년으로 적응을 해야 되는 게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고..."]
지역의 구심점을 잃을까봐 폐교를 막아보려고 애쓴 주민들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권오훈/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 "아무래도 학교가(다른 학교와)통합이 되면 부모들(이사)영향이 있죠. 젊은 분들 안 오는데, 더군다나 학교가 없어지면 더하죠. 사람 사는 데가 아니라고 봐야죠."]
학교 한 곳이 문을 닫으면 인건비를 제외하고 1년에 약 2억 9천만 정도 예산이 절감되는 것으로 교육부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전국에서 26개 학교가 문을 닫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 기자: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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