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곯아떨어지면…” 인도 코끼리떼, 술 훔쳐 마시고 ‘꿀잠’

김상범 기자 2022. 11. 1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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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잠든 코끼리떼. 데일리메일 캡처

인도에서 한 무리의 코끼리들이 사람들이 담근 술을 훔쳐 마시고 단체로 곯아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디안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동부 오디샤주 정글에서 코끼리 24마리가 인근의 살리파다 마을 주민들이 담근 술을 마시고 취해 잠에 들었다.

코끼리들이 마신 술은 ‘무후아(Muhua)’라는 전통주다. 마두카 나무의 꽃으로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사람들은 술을 발효시키기 위해 항아리에 담아 정글 속에 보관했는데, 근처를 지나던 코끼리들이 이를 발견하고 모조리 마셔버렸다.

마을 주민 나리아 세티는 인도 PTI 통신에 “우리는 오전 6시쯤 무후아를 가지러 정글에 들어갔는데 모든 항아리가 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인도 동부 오디샤주 숲속에서 현지 주민들이 담근 술을 마시고 잠들어 있는 코끼리들. 인디안익스프레스 제공

술에 취해 잠든 24마리의 코끼리 중에는 새끼 코끼리도 9마리 포함돼 있었다. 코끼리들은 너무 깊게 잠든 나머지 주민들이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지 못할 정도였다. 신고를 받은 야생동물 관리당국 관계자들이 나타나 북을 치자 코끼리들은 간신히 잠에서 깨어나 숲 속으로 돌아갔다.

코끼리들이 이 술을 훔쳐 마신 것은 처음이 아니다. 후각이 뛰어난 코끼리들은 향긋한 꽃으로 담그는 무후아 술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야생동물 관리 당국 관계자는 “코끼리들이 술 냄새를 맡으면 코를 부엌에 찔러넣거나 벽을 부수고 접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코끼리들은 무후아에 중독돼 있는 상태라고도 한다. 지난 4월에는 코끼리 떼가 숲에서 술을 빚던 현지 주민 5명을 살해하는 일도 벌어졌다. 당시 산림당국은 “코끼리 떼가 숲을 통과하는 것이 목격되면 무후아를 담그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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