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에 눈물 훔쳤던 최지만, 새 팀 적응 자신…"한국 후배들 있기에"
한국인 선수 2명 포진·1루수 무주공산…기회될 듯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해준 팀이다. 감독님과 마지막 면담 때는 눈시울도 붉어졌다"
4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몸 담았던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게 된 최지만은 12일 귀국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머리로는 받아들이지만 가슴으로는 아직 못 받아들인 듯 했다.
그러나 프로 선수의 숙명과도 같은 이적을 마냥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최지만은 새로운 팀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중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11일) 최지만이 탬파베이(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피츠버그(내셔널리그 중부지구)로 트레이드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최지만은 빅리그 진출 후 4번째 이적이자 5번째 팀을 맞게 됐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던 최지만을 살린 팀이었다.
2010년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향한 최지만은 마이너리그에서 저니맨 생활을 하다 2016년에야 LA 에인절스에서 처음 빅리그로 승격됐다. 진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2018년 6월 탬파베이로 이적한 뒤였다.
그 해 9월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더니 2019시즌에는 홈런 19개를 때려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같은 해 생애 첫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았다. 2020시즌에는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출전하기도 했다.
최지만은 귀국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를 빌어 탬파베이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들에게 모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며 "정말 애정이 많은 가족같은 팀이었다. 떠난다고 생각하니 슬펐다"고 강조했다.
최지만은 계속해서 아쉬움을 짙게 표했지만 머릿 속으로는 트레이드를 받아 들이고 있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자신의 SNS에 '이것도 비즈니스의 일부'라는 말을 남겼던 최지만은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며 "트레이드는 새 기회니까 긍정적인 마인드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지만의 말대로 피츠버그행은 새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새 팀에 합류하지도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다.
우선 피츠버그에는 한국인 유망주 박효준(26)과 배지환(23)이 있다. 둘 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인의 존재 자체만으로 최지만이 힘을 낼 수 있다. 이 중 배지환은 올 시즌 막판 빅리그에 데뷔하기도 했다.
최지만도 이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피츠버그에 아는 선수가 없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있어 적응하기 좋을 것 같다"며 "박효준과 배지환은 평소에도 연락을 종종 하던 선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츠버그는 현재 마땅한 1루수 자원이 없는 상황이다. 올 시즌 피츠버그에서는 마이클 차비스, 쓰쓰고 요시토모 등 많은 선수들이 1루를 돌아가며 맡았지만 누구 하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최근 두 시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던 최지만이지만 1루수로서 가치가 있는 만큼 기대하는 공격력만 어느 정도 보여주면 충분히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월드시리즈를 포함해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쌓은 경험도 최지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최지만은 "내가 피츠버그 선수단 중 가장 노장이라고 들었다. 잘 한 번 이끌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물론 과제도 있다. 최지만은 내셔널리그 투수들을 제대로 경험해 본 적이 많이 없어 상대 투수들의 특성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올 시즌 그를 괴롭혔던 팔꿈치도 관건이다. 최지만은 지난 5월 중순 처음으로 팔꿈치 통증을 느꼈지만 팀을 위해 수술을 미루고 진통제를 맞으며 시즌을 소화했다.
다음주 중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 최지만은 결코 쉽지 않은 재활을 이겨내야 한다.
최지만은 "사실 팔이 잘 안펴지고 계속 부어 있어 부담이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라며 "수술 후 예상 재활 기간은 3개월 정도인데 그리 큰 수술이 아니라 더 일찍 회복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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