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 울분 뒤로하고…“폼나게 사퇴” 언급한 이상민 장관

이혜영 기자 2022. 11. 1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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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터뷰 발언 논란…野 “참 뻔뻔한 장관” 맹비난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1월11일 오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환송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경찰과 소방 조직의 반발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정부 윗선이 아닌 연일 '현장'에 초점을 맞춘 수사가 전개되면서다. 피의자로 전환된 경찰이 극단 선택을 하고, 소방관들의 박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또 다시 논란을 부추기는 발언을 내놨다. 소방노조는 이 장관에 대한 고발을 예고했다. 

이 장관은 12일 공개된 중앙일보 취재진과의 문자메시지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며 "하지만 그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 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에 거듭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157명이 사망하는 등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진 참사 앞에서 행안부 장관의 '폼 나게 사표'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도 이 장관의 발언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용산소방서장의 발끝이라도 쫓으면서 '폼 나게' 타령을 하길 바란다"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참 뻔뻔한 장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번임에도 참사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특수본 수사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며 "국민의 안전을 총 책임지는 주무장관임에도 참사 당일 집에만 있던 이 장관은 '폼 나게' 타령으로 자리를 버티고 있다.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야당은 전날 용산경찰서 정보계장과 서울시 안전지원과장이 극단 선택을 한 것 역시 현장에만 화살을 돌린 정부 책임이 있다며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서 부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여전히 국정조사와 특검을 거부하고 있지만 특수본 수사는 윗선은 못 본 채하며 일선 공무원들만 들쑤시고 있다"며 "산 사람 그만 잡고 10.29참사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11월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서울소방재난본부를 상대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실제 경찰과 소방 일선에서는 침통함을 드러내며 수사가 '꼬리자르기' 양상으로 가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참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핼러윈 기간 도로난입이나 교통사고 발생 우려 정보보고서를 삭제한 혐의 등으로 입건된 정아무개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이 숨지면서 더 동요하는 분위기다. 

경찰 내부망엔 정 경감을 애도하는 반응이 이어진다. 한 경찰은 "우리네 '경찰 살이'가 참 서글퍼진다. 우리 수뇌부들은 왜 제대로 말을 못하느냐. 이태원 지역 축제의 안전사고 책임자는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는 "직무에 충실하고 인간적인 동료였는데 애처롭다", "다음 생에는 경찰관으로 살지 마시길" 등 동료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경찰들의 댓글이 잇달았다.

소방공무원들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이어 현장 팀장까지 입건되면서 박탈감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소방노조 측은 이 장관에 대한 고발을 예고한 상태다. 

김진철 용산소방서 행정팀장은 지난 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최성범)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갔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며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인데 돌아오는 것은 정작…"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은주 구급팀장도 "저희 구급대원들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 구급대원만이 아니라 출동한 모든 대원이 똑같이 활동했을 것"이라며 "그런 활동 행적이 묻히게 될까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 서장은 11일 서울시의회 행정감사에 출석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며 현재 심경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에 관해 경찰 및 소방의 총지휘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을 직무유기·업무상 과실치사상·직권남용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노조 측은 "이태원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예측 및 통제가 가능했던 인재형 참사"라며 "정부에 10·29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재난 안전 관리 총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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