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 번아웃 뚫고 '제갈길'…"완벽주의 내려놨죠" [인터뷰M]
10년을 쉬지 않고 연기를 했던 배우 박세영이 3년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스스로를 돌아보던 시간, 평생의 짝도 만났다. '멘탈코치 제갈길'로 인생 2막을 열고 "새로운 출발점에 선 것 같다"는 그를 만났다.
최근 박세영은 iMBC연예와 서울 서초구 씨엘엔컴퍼니 사옥에서 tvN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극본 김반디·연출 손정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멘탈코치 제갈길'은 멘탈코치가 되어 돌아온 전 국가대표 제갈길(정우)이 선수들을 치유하며, 불의에 맞서 싸우는 멘탈케어 스포츠 활극. 극 중 박세영은 정신과 의사 출신의 현 선수촌 심리지원팀 박사 박승하 역을 맡았다. 다정함을 갖춘 멘탈 코치로 자기 자신과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지난 2019년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박세영. "전작도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줬던 작품인데, 이번 작품 또한 그런 작품이 될 것 같아 기대가 됐었다"고 말했다.
당연히 긴 공백기가 걱정을 안겼다. 박세영은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촬영했다. 오랜만에 작품에 출연하니 연기적인 부분이 (안 좋게) 느껴질까 걱정했는데 감독님, 작가님, 동료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오도록 이끌어줬다. 촬영하면서 걱정이 없어지더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박세영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공백의 이유를 털어놓았다. 지난 2011년 SBS 드라마 '내일이 오면' 이후로 2019년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까지 약 10년을 내리 일했던 그가 돌연 휴식을 선언한 것.
"이 일을 평생 할 건데, 내 마음이 불안정하고 힘든 마음이 있을 때 돌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대표님이 너무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그러면서 박세영은 "첫 1년은 거의 제대로 못 쉬었다"며 "몸은 쉬는데 머리가 안 쉬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번아웃이 오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내 마음이 힘들더라. 어떤 일이든 감사한 마음으로 잘하려고 했는데, 그런 마음이 오히려 날 힘들게 한 것 같다. 이렇게 일하다가는 포장된 나로밖에 안 보일 것 같았다. 길을 잃어버린 순간이 번아웃 시점이었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주변인들이 건넨 응원과 격려가 그의 재기를 도왔다. 지난 2월 부부의 연을 맺어 남편이 된 곽정욱은 당시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힐링이 중요하니 시간을 잘 보내라"고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고.
스스로를 치유했다고 느낄 때쯤 만난 '멘탈코치 제갈길'은 위로의 손길을 내밀었다. 박세영은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 생각이 많은데, 그걸 내려놓자고 자기 암시를 많이 했다. 훨씬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박승하 역을 맡으며 캐릭터의 감정이 전이가 됐다"고 말했다.
박세영은 "울컥했던 순간도 많았다"며 "어떤 사람들은 작품 속 대사가 오그라든다고 느끼겠지만 내게 해주는 말 같았다. 정우가 연기한 제갈길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대사를 많이 했는데, 위로가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니, 한층 편안한 연기가 몸에 뱄다. "친한 친구들이 '진짜 너 같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연기가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세영에게 '멘탈코치 제갈길'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해 준 작품이 됐다.
"새롭게 연기를 시작하는 기분이다. 일을 처음으로 쉬어보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진 게 마치 사춘기 같았다. 내가 주체적으로 살았던 3년의 시간이었다. 그런 개념에서 새로운 시작이고, 자라나는 과정에서 힘을 많이 얻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자신의 멘탈코치가 누구냐는 질문에 스스로를 꼽은 박세영은 "쉬기 전에는 멘탈 케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내가 제일 큰 힘이 된다. 나한테 내 영향력이 더 크더라. 스스로에 대한 응원과 격려 한 번으로도 큰 힘이 되고 채워지는 느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씨엘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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