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어요" 협찬사 아닌 '경쟁사 제품' 언급…누구 책임일까 [이슈+]

"경쟁사 언급은 금기, 기본 중 기본"
"계약 내용 따라 협찬비 최소 3배 청구 가능"

가수 강다니엘이 '스트릿 맨 파이터' 파이널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협찬사를 잘못 언급하는 실수를 했다. /사진=Mnet 방송화면 캡처

최근 Mnet 댄스 크루 서바이벌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 파이널 무대에서 대형 사고가 났다. 진행을 맡은 강다니엘이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한 협찬사가 아닌, 경쟁사의 제품을 언급하며 호평한 것.

'스맨파' 협찬 제품은 코카콜라사의 탄산수 씨그램이었으나, 강다니엘은 "광고주분들께도 인사드리겠다"라고 말하더니 돌연 "트레비 맛있어요!"라고 외쳤다. 생방송인 탓에 그의 발언은 주워 담을 기회도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후폭풍은 거셌다. 그도 그럴 것이 트레비와 씨그램은 탄산수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최대 경쟁 관계다. 방송 이후 일각에서는 협찬사에 대놓고 물을 먹인 경우라며 강다니엘의 실언에 질타를 쏟아냈다. 업계에서는 "광고 계약은 가장 예민하게 여겨지는 사안이다. 특히 경쟁사를 언급하는 건 금기시된다"면서 "기본 중에서도 기본을 여긴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김종민은 예능 '1박 2일'에서 자신이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가 아닌 타사의 라면이 제공되자 이를 먹지 않고, 물만 들이켜기도 했다.

'스맨파'는 지난해 큰 성공을 거둔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남자 버전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파이널 생방송은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무대를 진행하기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협찬사 입장에서도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인데, 여기서 프로그램을 이끄는 MC가 경쟁사를 호평했으니 실수라고 웃으며 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강다니엘이 추가로 덧붙인 "장난입니다. 반은 진심이고요"라는 말을 두고 그의 발언이 실수인지, 고의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일단 광고 계약 내용에 따라 협찬사는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정연덕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수냐 아니냐를 떠나서 배상해야 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어디든 협찬을 받으면 경쟁사는 절대 언급하면 안 된다. 계약서 내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은 제작사에 협찬비의 최소 3배를 배상하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강다니엘과 제작사의 사이"라면서 "만약 제작사가 기업에 협찬 비용을 다 물어준다면 이후 강다니엘한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 재판까지 하더라도 대부분 조정으로 끝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각으로 해당 발언이 대본에 의한 것이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강다니엘 측은 "브랜드를 잘못 말하는 실수였다. 열기가 너무 뜨거웠던 파이널 현장이라서 순간적으로 혼동이 왔던 것 같다"며 시청자와 광고주에게 전적으로 사과했다. CJ ENM 측 관계자 또한 "강다니엘 측에서 밝힌 입장 외에 추가적인 내용은 없다"며 진행상 실수 외에 다른 상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