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술은 못 참지”…코끼리떼 몰래 먹고 만취해 ‘꿀잠’

인도서 주민들이 담근 전통주 항아리 발견해 모두 마셔버리고 만취
코끼리, 마두카 나무 꽃으로 만든 술 좋아해…이전에도 있었던 일

인간이 담근 술을 훔쳐 마시고 만취해 잠든 코끼리들. 인도 PTI 통신 캡저

 
20여 마리의 코끼리가 사람들이 담근 술을 훔쳐 마시고 만취해 쓰러지는 일이 인도에서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코끼리들은 사람들이 깨워도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 깊은 잠에 빠졌다가 나중에 지역 야생동물관리국 사람들이 북을 치자 잠에서 깨 숲 속으로 돌아갔다. 

10일(현지시간) 인도 PTI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동부 오디샤주의 한 정글에서 숲을 지나던 24마리의 코끼리 떼가 인근 마을 주민들이 담근 전통주 항아리를 발견해 이를 모두 마셔버리고 만취하는 일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마두카 나무의 꽃을 이용해 담그는 전통주 ‘무후아(muhua)’를 만든 후 발효를 위해 항아리를 남겨뒀는데, 숲을 지나던 코끼리 떼가 우연히 무후아 항아리를 발견하고 이를 모두 마셔버린 것이다. 

코끼리는 마두카 나무 꽃의 달콤한 향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른 아침 깨진 항아리와 한 무리의 코끼리들이 술에 취해 진흙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코끼리 24마리 중 9마리는 새끼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주민 나리아 세티는 “오전 6시쯤 무후아를 가지러 정글에 들어갔는데 모든 항아리가 깨지고 술이 없어진 걸 발견했다. 코끼리들은 그 옆에서 기절해있었다”라고 말했다.

코끼리 떼는 사람들이 깨워도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가 이후 지역 야생동물관리국 관계자들이 도착해 북을 치자 깨어나기 시작했고, 간신히 일어나 숲 속으로 돌아갔다. 

후각 능력이 뛰어난 코끼리가 무후아를 마신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지 야생동물관리국 책임자는 “코끼리가 무후아 냄새를 맡으면 코를 부엌으로 쑤셔 넣거나 벽을 부수고 들어갈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한 무리의 코끼리가 무후아 술을 빚고 있던 5명을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산림당국은 지역 주민들에게 코끼리가 지나다니는 곳에서는 무후아를 담그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