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 손목‧허리 삐끗하지 않게 주의해야

이승구 2022. 11. 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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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재료 함께 들어야…손목 약한 주부는 손목밴드 챙기기
요추 염좌, 손목터널 증후군 등 각종 질환에 ‘김장증후군’ 유발
초기 통증 심하지 않아 방치…X-ray‧MRI 이용 조기검진 필요
본격적인 김장철이 돌아왔다. 게티이미지뱅크
 
1년간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철이 찾아왔다. 김장은 적게는 수십 포기에서 많게는 수백 포기까지 담그기 때문에 고된 육체적 노동으로 인해 주부들에게는 스트레스를 받는 연례행사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가족이 모이는 일은 많이 줄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김치를 사 먹는 집들이 늘면서 예전보다는 김장을 담그는 양이 줄었지만 김장을 꾸준하게 하는 집이 아직 많다. 

김장을 할 때는 배추와 무 등 재료가 담긴 대야를 들고 나르고, 장시간 쪼그려 앉아 양념을 버무리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부들의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가고, 한번 김장을 담그면 평균 반나절 정도는 가볍게 보내기 때문에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대가족이 함께 사는 가정의 주부는 김장이 끝나면 ‘김장증후군’을 호소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장과 관련된 대표적인 질병은 요통과 손목 통증이다. 배추와 무를 씻고 자르고 버무리다 보면 허리가 쑤시고,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김장을 담그다 보면 가벼운 통증들도 심해진다. 

요통은 대부분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나이가 많은 주부나 맞벌이 주부의 경우, 하루 이틀 동안의 휴식조차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만성화될 수밖에 없다. 심하면 척추분리증이나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요추 염좌’다. 이 질환은 요추(허리뼈) 부위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섬유조직인 인대가 손상돼 통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요추 염좌는 인대만 손상됐다기보다는 인대의 손상과 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이 동시에 허리통증을 일으킨다. 

김장에는 많은 양의 배추와 무 등 갖가지 재료가 들어가 손목이나 허리가 삐끗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요추 염좌는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 통증이 생기며 비정상적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외부에서 비교적 가벼운 충격을 받았을 때도 발생하기도 한다.

주된 증상은 허리통증이지만 여기에 다른 증상까지 더해지면 요추 염좌보다 심한 손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나이가 많을 경우 외상보다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외부 틈으로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경우 허리디스크가 발병하게 된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최봉춘 원장은 “요추 염좌는 보통 1개월 정도 올바른 치료를 받고 나면 환자의 90% 정도가 회복되지만,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며 “만약 올바른 치료에도 낫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추가적 검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처음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치유됐다고 느끼고 관리에 소홀해 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물리치료와 수영 등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2차적인 질환 발생을 막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김장철이 되면 1시간 이상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어야 하고 무거운 고무 대야에 김장재료를 담고 옮기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주부들은 허리나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허리나 무릎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거운 김장 재료는 나눠서 여러 번 옮기고 15~30분 간격으로 허리와 무릎을 펴주는 지속적인 스트레칭을 해준다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김장철에는 손목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근막이 신경을 눌러서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이 주부들이 노출되기 쉽다. 김장 시 무거운 재료를 나르고 잦은 칼질을 하는 등 무리한 가사 업무를 반복하게 되면 손목 부분 또는 팔꿈치 부근 힘줄에 손상이 가서 염증이 생기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김장 중 음식을 나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경우 물건을 배로 끌어당겨 팔꿈치에 가는 힘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 또 재료를 썰 때는 잘 드는 칼을 여러 개를 미리 준비해 칼날이 무뎌질 경우 바꿔가며 썰거나 여럿이 나눠서 써는 것이 좋다. 그래야 손목이나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손목 밴드나 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김장철 손목이나 허리를 삐끗하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에서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제공
 
최 원장은 김장철이 끝난 뒤 찾아오는 질환은 다음과 같이 예방하면 좋다고 소개했다. 

먼저 ‘1시간마다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다. 김장을 하기 전 미리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또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5분 동안 허리를 뒤로 젖히고 목을 돌리는 등의 간단한 체조만으로도 피로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인해 허리에 가는 충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같이 하는 것’이다. 무거운 짐은 두 사람이 함께 나눠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혼자 무거운 것을 드는 것보다 최소 2명 이상 무거운 것을 들면 허리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가능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바닥보다는 식탁에 앉아서 허리를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 앉아서 일할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이용하거나 등을 벽에 붙여 펴고 앉은 뒤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한다. 양념 통 등을 몸에 바짝 당겨 허리를 최대한 덜 구부러지게 하고, 재료 운반이나 냉장고에 넣을 때도 허리를 펴는 것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보온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특히 50대 이후 주부들은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두꺼운 외투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으면 찬바람이 허리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외에서 김장을 담그는 경우라면 모자, 목도리 등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김장 후에는 무조건 푹 쉬는 것’이다. 김장 후 요통은 요추염좌와 같은 급성 디스크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무리한 움직임은 금물이다. 허리가 뻐근하다고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의 운동을 억지로 하게 되면 오히려 허리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휴식과 함께 따뜻한 물로 탕욕을 하거나 찜질을 하며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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