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행 최종 26人 선택한 벤투 감독 "첫 경기에 포커스 맞출 것" (종합)

이한주 기자 2022. 11. 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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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광화문=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포커스는 첫 경기다. 프로페셔널하고 경건한 자세로 큰 대회인 월드컵을 즐기겠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은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 나설 26명의 최종명단을 발표하며 월드컵을 앞둔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16강을 넘어 4강 신화를 일궈냈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후 2014 브라질월드컵,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오는 21일(한국시각) 개막하는 카타르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속한 한국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2002, 2010)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최근 안와골절 수술 후 회복 중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김민재(SSC나폴리), 이재성(FSV 마인츠05), 황의조, 황인범(이상 올림피아코스FC),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 김승규(알 샤밥) 등의 해외파들이 이변없이 합류한 가운데 국내리그 선수들 중에서는 조규성(전북현대), 조현우(울산현대), 권창훈(김천상무),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등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명실상부 벤투호의 에이스인 손흥민은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프랑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다. 곧바로 4일 수술을 진행했고, 회복 중이지만 월드컵에서 100%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선수 본인, 토트넘 의무팀과 지속적으로 연락 중이다. 팀 훈련 합류는 미정이다. 매일 선수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선수가 편안하게 회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종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오현규(수원삼성)는 벤투호와 카타르까지 함께한다.

벤투 감독은 오현규의 동행이 손흥민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맞다. 그것(손흥민의 부상 여파) 때문에 같이 가는 것"이라며 "물론 꼭 그것만은 아니다.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오현규는 피지컬이 좋고 빠른 선수다. 우리가 늘 관찰하던 선수였고 대표팀 소집 기간 관찰하면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속팀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확고한 주전선수로 발돋움했지만 최근 대표팀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던 미드필더 이강인은 극적으로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기술이 좋은 선수다. 이전과 비교해 몇 가지 부분에서 발전이 있어 이번 명단에 뽑았다. 언제 활용할 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 월드컵 경기 중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몰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부상으로 본선에 나서지 못한 측면 수비수 김진수는 다행히 최종명단에 선발됐다. 다만 그는 최근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을 다쳐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김진수는 (부상회복에 대해)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부상을) 컨트롤하면서 관리해야 할 것 같다. 쉽지 않은 문제"라며 "아직까지 팀 훈련을 진행하지 못하고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인데 내부 의무팀과 소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전날(11일) 화성에서 진행된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송민규(전북현대)는 이번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올해 K리그1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고 벤투호에서도 꾸준히 활약한 엄원상(울산현대)은 카타르행 티켓을 받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을 선발할 때 개인 특성 뿐 아니라 팀에 녹아드는 것을 고려했다. 송민규는 이전에도 선발됐다. 부상 등 운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소집 때 보여준 모습도 선발하기에 충분했다"며 엄원상에 대해서는 "엄원상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제외됐다. 이번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경기(아이슬란드전) 후 개별 면담했다. 26명만 선발할 수 있고 이는 축구의 일부다. 윙어로 4명을 선발하려고 했다. 다른 선수들 중 2명은 윙어로 출전이 가능하다. 이 2명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활용할 부분이 있었다.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이슬란드전에서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박지수는 아쉽게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다. 박지수는 최종명단 발표 직전 자신의 SNS를 통해 부상 사실을 알리며 "팬이자 친구로 돌아가 대표팀을 응원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박지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면 뽑았을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맞다. 뽑힐 수 있었다. 경기 후 개별 면담을 했다. 개별적으로 이야기 한 것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최종명단을 구성하며 벤투 감독이 마지막까지 고민한 포지션과 선수는 누구였을까.

그는 "오늘 오전까지 최대한 모든 정보를 분석하려고 했다. 오늘이 돼서야 (명단을) 전달했다. 당연히 몇몇 포지션에 고민이 있었다. 선수 1명을 특정짓기는 어렵다. 어제 경기(아이슬란드전) 후 선발되지 않은 선수와 면담할 때 가장 안타까웠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선수에게 선발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최대한 선수에게 솔직하게 대하려고 했다. 모두에게 공평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가나를 제외하고 벤투호와 조별리그에서 격돌하는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도 최근 최종명단을 확정했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이미 알고 있다. 포르투갈이나 우루과이, 가나 등 모두 강한 선수를 보유했다. 대부분 높은 레벨에서 축구를 한다. 최고의 팀, 최고의 리그 소속"이라며 "상대 명단을 알았다고 해서 우리의 목표는 바뀌지 않는다. 최대한 경쟁하고 싸우면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월드컵을 위해 긴 시간 동안 준비해왔다. 카타르 사전 답사 등도 준비 과정이었다. 이제부터 첫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첫 경기 전까지 팀 훈련을 하고 첫 경기 후에는 회복훈련을 진행한 후 다시 경기한다. 경기 별로 맞는 전략을 택할 것이다. 포커스는 첫 경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은 "걱정은 월드컵 마지막에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경기를 앞둔 현재 걱정은 전혀 없다. 한국 대표팀에 부임 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해 기뻤다. 이제 프로페셔널하고 경건한 자세로 가장 큰 대회인 월드컵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종명단 발표로 국내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 벤투호는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카타르로 출국할 예정이다. 24일 오후 10시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첫 경기를 가지는 벤투호는 28일 오후 10시 같은 장소에서 가나와 격돌하며 12월 3일 오전 12시에는 마찬가지로 같은 장소에서 포르투갈과 일전을 벌인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종명단(26명)

▼골키퍼 →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현대), 송범근(전북현대)

▼수비수 → 김민재(SSC나폴리), 김영권(울산현대),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김문환(전북현대), 윤종규(FC서울), 김태환(울산현대), 김진수(전북현대), 홍철(대구FC)

▼미드필더 → 정우영(알 사드), 손준호(산둥 타이센), 백승호(전북현대), 황인범(올림피아코스FC), 이재성(FSV 마인츠05), 권창훈(김천상무),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 이강인(RCD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나상호(FC서울), 송민규(전북현대)

▼공격수 → 황의조(올림피아코스FC), 조규성(전북현대)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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