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8개월만에 남부 요충지 헤르손 탈환···젤렌스키 “역사적인 날”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주요 도시 헤르손을 사실상 탈환했다. 러시아가 개전 초기 이 지역을 점령한 지 8개월 만이다. 우크라이나가 남부 전선의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을 되찾으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당국은 성명을 내 “헤르손이 우크라이나의 통제 아래 돌아오고 있다”며 “병력 도시에 진입 중”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소셜미디어(SNS) 메시지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헤르손으로 돌아간다. 현재 우리 군이 도시에 접근하고 있으며 특수부대는 이미 도시(헤르손)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SNS에는 헤르손 주민들이 우크라이나군을 반갑게 맞이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헤르손 주민들은 군인들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 외치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면서 우크라이나군 진입을 환영했다.
헤르손 곳곳에서는 러시아군이 떠나면서 남겨 둔 포탄과 식량, 군복 등도 발견됐다. 우크라이나군 공세에 밀린 러시아군이 무기와 보급품을 챙길 틈도 없이 황급히 도시를 탈출해야 했던 정황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인 세르히 클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수복하기 직전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일부 러시아군이 도심 내 민간인으로 위장하고 있는 중”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안전하게 지역을 확보하는 동안 주민들은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백악관도 “특별한 승리”라며 환영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캄보디아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 안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점령한 주도 중 한 곳이 다시 우크라이나 국기 아래로 돌아온 것은 우크라이나인이 놀라운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 헤르손을 점령했다. 지난 9월 러시아는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다른 점령지와 함께 러시아 연방의 영토로 편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 선언 직후인 지난달 하르키우주를 수복한 데 이어 헤르손 탈환 공세에 나섰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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