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 쇄담] 28년 만에 월드컵 직전 평가전 이겼다...카타르행 축구 대표팀 명단 확정
[쇄담(瑣談) : 자질구레한 이야기]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세계 28위)은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11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아이슬란드(62위)를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전반 33분 터진 송민규(전북)의 헤딩골을 끌까지 지켜냈다.
더 많은 득점을 뽑아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아이슬란드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고, 한국 K리그처럼 춘추제로 운영되는 자국 리그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전력이 평소보다 약한 ‘2~2.5군’ 수준이었다.
벤투호도 유럽파 주축 선수 없이 K리거 위주로 팀을 구성해 아이슬란드와 맞섰다. 그래도 전력상 우위로 평가돼 많은 득점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출정식을 겸했던 이날 평가전에서 기대했던 다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다만 선수들이 월드컵에 앞서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서 승리하며 자신감을 갖고 카타르에 입성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단기전인 월드컵 특성상 팀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이슬란드전까진 1994년 미국 월드컵 출격 전에 가진 평가전에서 승리한 게 마지막이었다.
지난 월드컵 직전 열린 최종 평가전들에서 한국 대표팀은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살펴본다.
◇1994 미국 월드컵...한국 3 - 0 온두라스
1994년 미국 월드컵에 나서기 전 대표팀은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온두라스와 최종 평가전을 가졌다. 당시 평가전은 대표팀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도착한 이후 현지 적응 및 전력 점검 차원에서 열렸다.
한국이 온두라스와 맞붙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고정운이 전반 7분, 황선홍이 전반 37분, 김주성이 후반 33분에 각각 한 골씩 터뜨려 첫 대결이자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 기분 좋게 이겼다.
한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볼리비아를 상대로 대등하게 싸워 각각 2대2 및 0대0 무승부를 거뒀으나, 독일에 2대3으로 석패했다. 당시 월드컵 C조 2무1패로 조 3위에 자리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한국 1 - 1 중국
프랑스로 가기 전 한국은 당시 서울에서 중국과 최종 평가전을 치렀다. 한국은 이상윤이 전반 16분 골망을 흔들었으나 후반 6분에 골을 내주며 결국 1대1로 비겼다.
이때도 불의의 부상이 있었다. 당시 황선홍이 골문으로 쇄도하던 중 골키퍼와 충돌해 인대에 손상을 입었다. 지금 손흥민의 출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듯이 이때는 당대 대표팀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던 황선홍의 출격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결국 황선홍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결장했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벨기에와 1대1로 잘 싸웠다. 그러나 멕시코에 1대3, 네덜란드에 0대5로 대패하며 당시 월드컵 E조 1무2패, 조 최하위로 일찍 짐을 쌌다.
◇2002 한·일 월드컵...한국 2 - 3 프랑스
잊을 수 없는 한·일 월드컵. 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프랑스와 수원에서 마지막 평가전에 임했다.
프랑스의 다비드 트레제게가 전반 16분 선제골을 넣었으나, 10분 뒤 박지성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반 41분엔 설기현이 추가 득점을 꽂아 넣으며 한국은 전반전을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2-1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후반에 두 골을 허용하며 결국 2대3으로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에리 앙리, 트레제게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프랑스를 상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일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폴란드를 상대로 월드컵 첫 승을 거두는 등 당시 월드컵 D조 2승1무, 조 1위로 16강에 직행했다. 16강에선 이탈리아, 8강에선 스페인을 격파하며 지금까지 역대 최고 성적인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2006 독일 월드컵...한국 1 - 3 가나
2006년 독일 월드컵 출전에 앞서 대표팀은 아프리카에 있는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가졌다. 같은 조에 있던 토고와의 경기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평가전은 대표팀이 몸을 풀고 있던 스코틀랜드에서 진행됐다.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이 전반 36분 골망을 갈랐다. 후반 5분 이을용이 한 골로 응수했지만, 이후 내리 두 골을 내주며 한국은 결국 1대3으로 패했다.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이천수와 안정환의 두 골에 힘입어 토고를 2대1로 꺾었다. 강적 프랑스와도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 덕분에 1대1로 비기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스위스한테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월드컵 G조 1승1무1패, 조 3위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한국 0 - 1 스페인
부부젤라가 지배했고,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최초의 월드컵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이때 한국은 월드컵 출전에 앞서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렀다. 스페인은 결국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제패했다.
스페인의 헤수스 나바스에게 후반 41분 골을 허용하며 졌지만, 당시 ‘티키타카(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는 축구 경기 전술)’ 축구의 절정에 있던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정수와 박지성의 골을 앞세워 그리스를 2대0으로 꺾었다. 리오넬 메시가 뛴 아르헨티나에겐 1대4로 졌지만, 이정수의 ‘헤발슛(헤딩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발 맞고 득점)’과 박주영의 프리킥으로 나이지리아와는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월드컵 B조 1승1무1패, 조 2위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2014 브라질 월드컵...한국 0 - 4 가나
2006년에 이어 2014년에도 가나와 마지막 담금질에 나섰다.
하지만 가나의 조던 아예우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고, 8년 전에도 득점했던 아사모아 기안에게도 실점하며 참패했다.
한국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대등하게 싸워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가장 해볼 만했다고 평가됐던 알제리에게 2대4로 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벨기에에게 0대1로 고개를 숙였다. 월드컵 H조 1무2패, 조 최하위로 한국은 일찍 월드컵을 마감했다.
당시 대표팀은 귀국 현장에서 ‘엿세례’를 받기도 했다. “한국 축구는 죽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타난 몇몇 축구팬들이 선수들에게 ‘엿’을 던진 것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한국 0 - 2 세네갈
한국은 세네갈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비를 위한 최종 평가전을 가졌다. 자책골과 페널티골을 내줘 0대2로 졌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스웨덴과 멕시코에게 2연패를 당하며 악몽에 시달렸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독일을 상대로 2대0이라는 극적인 승리를 거둬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1-0 리드 상황에서 텅 빈 골대를 향해 약 50m 질주하며 후반 쐐기골을 넣은 손흥민의 모습은 수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F조 1승2패, 조 3위로 16강엔 못 올랐다. 하지만 독일을 격파한 ‘카잔(경기가 열렸던 러시아 도시)의 기적’은 아직도 축구 팬들 입에 오르내리곤 한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21일 개막까지 별도의 평가전은 없다.
대표팀은 승리의 기분을 안고 13일 밤 카타르 출국길에 오른다. 유럽파 선수들은 소속팀 일정이 끝나는 대로 현지 캠프에 합류한다.
대표팀은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우루과이전(24일 오후 10시), 가나전(28일 오후 10시) 포르투갈전(12월 3일 0시)을 차례대로 치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표팀 최종 명단(26인)
골키퍼(GK) :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수비수(DF) :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 김문환(전북), 윤종규(FC서울), 김태환(울산), 김진수(전북), 홍철(대구FC)
미드필더(MF) :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마요르카), 정우영(알사드), 손준호(산둥), 백승호(전북),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권창훈(김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희찬(울버햄프턴), 나상호(FC서울), 송민규(전북)
공격수(FW) :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조규성(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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