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 여진구 "모태솔로 아니지만 항상 사랑보다는 일을 선택" [인터뷰M]
개기월식이 일어난 날, 시간을 뛰어넘어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기적처럼 연결된 '용'과 '무늬'가 서로의 사랑과 우정을 이야기하며 특별한 감정을 쌓아가는 청춘 로맨스 '동감'의 주인공 여진구를 만났다. 여진구는 극 중에서 사랑을 꿈꾸는 95학번 '용'을 맡아 첫눈에 반한 신입생 '한솔'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는 기계공학과 학생을 연기했다.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꼭 필모에 남기고 싶은 작품이어서 '동감'에 출연했다는 여진구는 "이번 역할도 그렇고 담긴 메시지도 그렇고 스스로에게 많이 뜻이 있는 작품이다. 저도 그렇고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심각하게 현실에 몰두하고 있어서 자신의 목표에 가까워지기 전까지 사랑은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많더라. 저는 또래 친구들에게도 이 영화를 권하고 싶은데, 사랑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이 작품을 통해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음을 알렸다.
모태솔로는 아니라는 여진구는 "10대 때 저도 일반인 친구에게 혼자 반했다가 고백도 못 해보고 며칠 동안 연기냐 사랑이냐를 고민하며 앓다가 연기를 택하고 밤 하늘을 보며 혼자 눈물 흘렸던 적이 있다"라며 자신의 첫사랑의 추억을 끄집어 냈다. "'동감'을 찍고 나니까 더 그런 순간이 아쉽더라. 그동안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너무 무겁게 생각하고 의미를 많이 둔거 같다. 일과 사랑 중 꼭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고 선택하지 않는 쪽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해왔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일을 하면, 상대에게 시간을 못 내는 게 너무 싫었고, 사랑에 꽂혀 일도 버리고 직진할 수 있는 그런 정도가 되어야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불 가리지 않고 무서울 게 없는 게 사랑이라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일과 사랑 중 갈등하게 될 때에는 항상 일을 선택해왔다. 동감' 촬영하면서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저의 사랑관에 비춰보면 평생 사랑을 못하고 연기만 선택하며 살아야 하나 싶고, 너무 나의 생각이 나 내 낭만으로만 사랑을 대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기존에 사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좀 더 가볍게 주머니에 가지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낭만으로 사랑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되더라. 극 중에서의 대사들이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라며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한 개념도 많이 바뀌었고 심지어 요즘에는 사랑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는 말을 했다.
자신이 연기한 '용'에 대해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 여진구는 사랑과 우정 중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냐는 질문에 "욕심 많아서 둘 다 놓치지 않고 싶다. 저에게 '용'이 같은 상황이 오면 저는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사랑을 선택할 거 같다. 사랑이 저에게는 큰 감정이다."라는 답을 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진심을 다하게 되고, 상대에게 잘해주고 싶고 시간도 많이 함께 보내고 싶은데 연기를 해야 하니까 그럴 때는 너무 미안하더라. 그래서 지금까지는 일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좀 기다리겠다고 하면 알겠다고 하고 계속 만나야겠다"라는 결심을 해 웃음을 안김과 동시에 여진구의 연애를 응원하게 했다.
대학 생활 중 못해봐서 아쉬운 건 뭐냐는 질문에 여진구는 또 한 번 웃음이 터지는 답변을 했다. 그는 "대학 면접 때 교수님이 대학 들어가서 정말 해보고 싶은 게 뭐냐고 하셨는데 그때 CC(캠퍼스 커플)를 하고 싶다고 했었다. 그랬더니 대학을 CC 하러 오는 거냐고 한소리 하셔서 화들짝 놀라 아니라고 했었는데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보니 CC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친구가 CC로 사귀고 헤어지는 걸 보면서 CC에 대한 로망만 가지기로 했다"라고 대입 면접에서의 에피소드를 밝혔다.
인터뷰를 통해서도 여진구의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알게 되었지만 이번 영화 '동감'에서는 20대 여진구의 사적인 표정도 많이 드러난다. 마치 여진구의 첫사랑을 스크린을 통해 훔쳐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새로운 모습, 풋풋하고 신선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쩌면 오글거릴 수도 있는 대사, 행동, 표정을 20대의 풋풋함과 순수함으로 그려낸 여진구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오글거리지 않게 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혼자 환호하고 뛰고 좋아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았다. 소리를 많이 질러서 목이 아픈 거 빼고는 재미있게 촬영했다. 그런데 오히려 사랑에 눈이 먼 남자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연기하는 장면은 살짝씩 현타가 오기도 했고 관객들이 어색하게 느끼면 어쩌지 싶어 걱정도 되었다. 귀엽고 순수하게 봐주시며 좋겠는데 그렇지 않으면 어쩌나 고민스러웠다"라며 걱정 속에 연기했음을 이야기했다.
청춘 로맨스를 꼭 하고 싶었다는 여진구는 "나이가 들면 물리적으로 청춘 로맨스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20대에 꼭 하고 싶었다. 다른 장르는 나이에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는데 청춘이라는 말이 들어간 장르는 나이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라며 소원을 이뤄서 너무나 행복하다는 말을 했다.
청춘 로맨스이지만 '용'의 첫사랑은 뜻밖의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너무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여진구는 "'용'과 '무늬'의 신뢰가 쌓일 때까지의 여러 장면들이 더 많이 표현되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감독님이 편집하시면서 좀 더 가볍게 볼 수 있게 하는 쪽을 선택하신 거 같다. 관객들이 큰 사랑을 주시면 감독판으로 더욱더 '용'과 '무늬'의 사랑을 깊이 빠져볼 수 있지 않을지,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3시간짜리 감독판이 나오길 바란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1999년의 ‘용’과 2022년의 ‘무늬’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 '동감'은 11월 16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고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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