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인터뷰] 진선규 "입어본 팬티만 12벌, 시그니처룩 되길…'몸값', 연극처럼 연습했다"

김지원 2022. 11.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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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시리즈 '몸값' 주연 진선규
성매매하러 갔다가 인신매매 당하는 역할
팬티 한 장 차림으로 생존 위한 분투
원테이크 촬영 "대본 숙지 비법은 '절대적 연습량'"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티빙 '몸값'에 출연한 배우 진선규. / 사진제공=티빙



"몸이 좋아서가 아니라 벗겨진 채로 나오는 게 작품에서 재미있는 요소라고 생각해서 (속옷 한 장 차림에 대한) 부담감이 크진 않았어요. 오히려 속옷 차림이 혐오스럽거나 불쾌하지 않고 형수 캐릭터의 시그니처가 됐으면 했죠."

얼룩덜룩한 검정 무늬가 들어간 검붉은색 팬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에서 진선규가 내내 입고 있는 의상의 전부다.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진선규는 몸값을 흥정하던 중 뜻밖의 위기에 휘말리는 노형수 역을 맡았다. 형수는 미성년자 성매매를 하려 모텔에 갔다가 인신매매단에게 붙잡힌다. 인신매매를 당할 뻔한 순간 지진이 일어나고, 무너진 모텔 안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된다. 달랑 팬티 한 장 차림으로 침대에 묶이고 욕탕에 빠지고, 맨몸으로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팬티 12벌은 입어봤던 것 같아요. 그 팬티로 결정되기 전에 삼각, 사각, 돈이 그려진 팬티, 스파이더맨 팬티 등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아깝게 다 탈락했어요. 검붉은색의 팬티로 확정되고 의상팀은 같은 걸로 10개 이상은 사놓은 것 같았어요. 하하."

'몸값' 진선규. / 사진제공=티빙



'몸값'은 이충현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단편영화가 원작이다. 원작을 향한 진선규의 팬심도 이번 작품 출연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였다.

"원작이 가진 매력을 똑같이 가져가면서 그 뒤의 이야기를 150분가량 더 만들어낸 거죠. 지진이 일어나는 시점부터 흐름이 달라지는데, 원작이 가진 쇼킹함에서 끝나지 않으면서도 그 쇼킹함이 이어져요. 그런 재미가 있죠. 영화 팬들이라면 알 만한 원작인 만큼 그 인기, 그리고 원작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에 부담감도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 원작 주인공 (이)주영 씨, (박)형수 씨도 특별 출연해줬잖아요. 제가 두 분에게 어떻게 연기했는지 얼마나 물어봤는지 몰라요. 처음에는 형수 씨의 연기를 흉내내보려고도 했는데 그게 저한테 딱 입혀지지 않았어요. 둘의 조언을 토대로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죠."

'몸값' 진선규. / 사진제공=티빙



극한의 상황 속 인간들은 저마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디스토피아적 상황 안에서 선행과 악행, 진실과 거짓은 경계의 구분이 모호하다.

"이야기에 여러 겹이 있는 것 같아요. 극 중 형수가 자신이 경찰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형수가 진짜 경찰일까 의심스럽기도 해요. 성매매를 하러 갔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게 된 형수인데, 캐릭터에 마음이 아프다가도 '아니다, 나쁜 놈들이었으니까' 싶어요. 여러 가지 생각할 부분이 있는 작품이에요."

티빙 '몸값'에 출연한 배우 진선규. / 사진제공=티빙



이번 드라마는 원테이크 방식으로 촬영돼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하지만 배우, 스태프 입장에서는 복잡한 동선, 무거운 장비들을 모두 고려해 한 번에 찍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 진선규는 "원테이크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 대사를 외워야 했다. 10~15분 컷을 찍는다면, 4~5분 잘 가다가 틀리거나 NG가 나서 다시 돌아가는 일이 없게끔 해야 했다"며 "모든 스태프가 장비를 들고 힘들어하고 있지 않나. 그런 부담감은 주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사 2~3줄도 못 외우는 스타일이라는 진선규의 대사 숙지 비결은 "절대적인 연습량"이었다.

"연극 연습을 했던 것처럼 많이 연습했어요. 대사는 집에서 외우고, 현장에서 현장감을 습득하려고 했죠. 현장만의 리듬감이라는 게 대본을 읽을 때와는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에선 종일 리허설을 했어요. 그래서 저한테는 연극처럼 통째로 외우는 방식이 좋았죠. 원테이크의 장점은 현장 스태프들도 모두 매순간 같이 호흡한단 거예요. 10~15분을 함께 숨죽이고 응원하고 촬영하죠. '오케이'되면 다들 함성을 질렀어요. 다같이 해냈다며 으쌰으쌰 하는 뜨거움이 존재했죠."

'몸값'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부르는 엔딩으로 이야기를 맺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어떻게 전개될 것 같냐고 묻자 진선규는 "상상은 안 해봤다. 지금 드는 생각은 따뜻한 데서 했으면 좋겠다. 따뜻한 곳과 편의점에 좀 들어가서 거기서 안 나오고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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