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내년 게임업계 관통하는 키워드는 '글로벌·콘솔'

김주환 2022. 11. 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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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코로나19 특수 속에서 몸집을 불린 국내 게임 업계가 그간 '미개척지'에 가깝던 서구권 콘솔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시도가 기존의 PC·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게임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받고 있다.

지스타 시연 작품 4종 공개하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8일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스타 2022에서 시연할 4종의 신작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2022.11.8 jujuk@yna.co.kr

콘솔 게임 '출격 준비' 한창인 넥슨·엔씨소프트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8일 게임쇼 지스타(G-STAR)에서 선보일 신작 게임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글로벌'과 '멀티플랫폼' 두 단어를 발표 내내 강조했다.

넥슨은 이 행사에서 총 9종의 차기작을 공개했는데, 이 중 '퍼스트 디센던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데이브 더 다이버' 등 4종은 콘솔 출시를 염두에 두고 제작 중인 작품이었다.

넥슨은 이 중 '퍼스트 디센던트'와 '데이브 더 다이버'의 경우 지스타 관람객들이 직접 플레이하며 체험할 수 있는 콘솔 버전을 선보인다고도 밝혔다.

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경우 기획 초창기부터 PC와 모바일, 콘솔 이용자가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게임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PC·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력 사업이던 엔씨소프트도 최근 콘솔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쓰론 앤 리버티'(TL)를 PC뿐만 아니라 콘솔 유저도 함께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개발한다.

또 국내 시장에 게임을 먼저 내놓고 이후 해외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전략에서도 탈피해 해외 퍼블리셔와 손잡고 글로벌 동시 출시를 추진한다.

엔씨소프트가 제작 중인 인터랙티브 무비(이용자 선택에 따라 줄거리가 바뀌는 영화) 장르의 '프로젝트 M', 오는 14일 대규모 정보 공개를 앞둔 슈팅게임 '프로젝트 LLL' 역시 콘솔 출시를 염두에 둔 게임이다.

국내 게임 업계의 '맏형' 격인 두 회사가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글로벌 시장을 노린 콘솔 게임을 내놓게 된 셈이다.

P의 거짓 [네오위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트리플A 콘솔 게임 도전하는 네오위즈·펄어비스·크래프톤

네오위즈와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 다른 대형 게임사들도 최근 '트리플A'급 콘솔 게임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오위즈의 소울라이크('다크 소울' 시리즈에 영향을 받은 액션 게임) 장르 신작 'P의 거짓'은 지난 8월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2'에 출전해 한국 게임 최초로 3관왕을 달성했다.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재해석한 진중한 분위기의 세계관과 묵직한 액션성이 글로벌 콘솔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래프톤은 미국 소재 자회사가 개발한 호러 액션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다음 달 초 글로벌 시장에 PC·콘솔 플랫폼으로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소재로 한 트리플A급 게임도 올해 들어 제작을 발표했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유일하게 자체 제작 게임 엔진을 개발에 활용하는 펄어비스도 신작 개발 인력 상당수를 콘솔 신작 '붉은사막'에 투입한 상태다.

펄어비스는 대표작인 MMORPG '검은사막' 역시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플랫폼으로 출시해 개발·운영 노하우를 쌓아온 바 있다.

엔씨소프트 'TL' 트레일러 [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페이 투 윈' 글로벌서 안 먹힌다…새로운 수익모델 찾는 업계

문제는 목표로 하는 고객층이 바뀌면 공략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유럽 시장에서 대세인 콘솔 게임은 한 번 구매하면 완성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형 게임이 대다수다.

유료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나 추가 결제 요소가 있는 멀티플레이 위주의 게임이라도 기본적으로 게이머의 실력,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 보상이 주어진다.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페이 투 윈'(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 게임을 주로 서비스해왔던 국내 게임사들도 이를 잘 인지하고 BM(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넥슨은 앞선 지스타 사전 행사에서 앞으로 출시할 콘솔 게임에 대해 "PC·모바일식 BM을 콘솔 게임에 도입할 계획은 지금도 앞으로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엔씨소프트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리니지식 BM을 TL에도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며 보다 완화된 수익모델이 들어갈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두 회사를 비롯해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서구권 온라인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보편화된 '배틀패스'(구매 시 게임 진척도에 따라 보상을 얻는 서비스) 모델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배틀패스에 대해 "이용자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설령 유료 게임에 탑재하더라도 거부감이 적은 BM"이라며 "다만 그만큼 이용자를 붙들어 놓을 수 있는 게임성과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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