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회수할래요”...동탄신도시, 규제 해제에 반등 기대감 [르포]
규제 해제에 모처럼 견본주택 활기
매물 줄고 거래량 소폭 증가했지만
전문가들 “금리 높아 효과는 제한적”
지난 10일 매경닷컴이 찾은 경기 화성시 반송동 동탄1신도시 내 공인중개사무소들은 고객들을 응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과천·성남·하남·광명을 제외한 모든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면서,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확인하고 호가를 조정하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견본주택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이날부터 수요자들을 맞이하기 시작한 ‘동탄파크릭스’의 견본주택 앞에는 입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청약 상담 창구 이용자도 오전 11시 20분께 208명을 돌파했다. 아기띠를 메거나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부부 또는 친구와 함께 방문한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견본주택이 붐비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코로나 재유행에 분양시장 침체기가 겹치면서 방문객이 줄었는데, 신도시 숲세권 아파트라는 장점과 정부의 미분양 대책이 나와 관심을 끌게 된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동탄파크릭스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동탄2신도시의 마지막 주거지구인 신주거문화타운에 들어선다. 동탄파크릭스는 4개 블록에 걸쳐 지하 2층~지상 20층, 44개동, 전용면적 74·84·97·110㎡, 총 2063가구로 조성되는 대단지다. 이 가운데 1403가구를 먼저 공급한다.
시공은 현대건설·계룡건설산업·동부건설·대보건설이 맡았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분양가는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전용면적 84㎡ 기준 4억7800만~5억2600만원대로 책정됐다.
드레스룸을 넓게 사용하고 싶다면 침실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서재가 필요하다면 침실을 쪼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등 방 크기와 개수 조절이 가능해 활용도와 개방감을 높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다수의 방문객들이 “드레스룸이 이렇게 커요?”, “붙박이장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알파룸을 수면 분리용 아기방으로 꾸미면 예쁘겠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봉산이 감싸고 신리천이 가로지르는 단지라 녹지비율이 높은 점도 이목을 끄는 요소다. 하지만 그만큼 상업지구로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통망이 다양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오는 2024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수서평택고속선 동탄역에 정차할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이 단지에서 동탄역까지는 버스로 30분 가까이 걸린다. 학군과 학원가도 형성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고민도 크다.
어머니와 함께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B씨는 “교통은 불편하겠지만 아이가 어려 청정 환경 속에서 키우고 싶어서 와 봤다”며 “투자 목적은 아니고 실거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많아 모든 평형을 대기해야지만 구경할 수 있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점심밥을 먹고 올 걸 그랬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중 규제 족쇄를 풀게 된 동탄신도시를 중심으로 거래량 회복과 매매가 상승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9월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났던 양주·동두천·파주·평택·안성 등에서 체결된 거래가 소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월 파주 아파트 거래량은 135건으로 전달(119건) 대비 13.4% 늘었다. 평택 아파트 거래량도 332건으로 전달(300건)과 비교해 9.6%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매매시장이 활성화될 확률은 낮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하단이 이미 연 5%를 넘어섰다. 상단은 연 8%에 가까워졌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최소한의 주택 경기 유지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정책 수혜 대상자 위주로 급매물 정도만 해소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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