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직장인 다이어리] 근무 외 시간 활용해 자기개발 똑똑하게 해내는 법
3년 차 직장인인 나는 외국 대학원 학위 과정과 온라인 클래스 강사 활동 등으로 입사 후 지금까지 “24시간이 모자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왔다. 자칭 타칭 ‘을지로 헤르미온느’로 불리는 이유다. ‘바쁘다’는 단어는 내게 ‘보람 있다’는 뜻과 같다. 근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시간 활용을 잘할 수 있는 나만의 멀티 페르소나 비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신입 사원, 외국대 석사 되다!
2019년 채용 연계형 인턴으로 입사했는데, 당시 회사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온라인 석사 학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주변 지인들이 많아 '나도 언젠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 입사하면 학위 지원 프로그램에 꼭 참여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서류, 면접 과정을 거쳐 1년 차에 기회를 잡았다. 이때부터 입학을 위한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회사 업무와 함께 학위 지원 프로그램 준비를 병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 합격부터 대학원 입학까지 약 1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학위 취득 전 과정에 걸쳐 지원 준비 단계가 가장 힘들고 지쳤다.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 기복의 연속이었다. 퇴근 후 스터디 카페에서 대학원 입학시험 준비로 통계학과 프로그래밍 책을 들추고, 주말 오전에는 강남에 있는 유명 영어학원에서 하루 종일 영어 공부를 했다. 열심히 사는 나 자신에 취해 뿌듯한 순간도 있지만, 만족스러운 시험 결과를 얻지 못할 때는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대학, 어느 전공에 지원해야 하는지 캠퍼스 사진과 교수진을 찾아보며 고민하는 순간은 무척 행복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오듯 그렇게 2년 차 봄 무렵에 원하던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다.
개강 첫 학기, 대학 졸업 후 오랜만에 다시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며 공부하는 게 즐거웠다. 학교 주최 세미나에 참석하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소통하며 무수한 배움의 기회에 충만한 나날이었다. 심지어 학번과 학교 메일 계정을 사용하는 것조차 재밌었다.
석사 과정 동안 가장 어려웠던 건 다름 아닌 수면 부족. 과제나 학습에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해야 했는데,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게 바로 13시간의 시차였다.
"난 쟤들이 돈 주고 가는 파리의 시간을 사는 중" 래퍼 우원재의 '시차’ 가사가 절로 떠오르는 나날이었다. 팀플 약속이 자정에 잡히면 그나마 다행. 꼭 참석하고 싶은 세미나가 생기면 '제발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나 3시가 아닌 새벽 5시, 6시에 열어주세요’라고 간절히 빌었다. 차라리 일찍 일어나는 게 낫지, 밤을 새우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다. 교수·조교와 소통이 필요할 때도 낮에 보낸 메시지 답장을 시차로 인해 늦은 밤이나 새벽에나 받아볼 수 있었다. 메신저 알림 소리를 가장 크게 키워놓고 자다가, 알림 소리가 울리면 깨서 회신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시 잠들기 일쑤였다. 이 우여곡절을 얼른 끝내버리겠다는 심산으로 2년 과정을 1년 만에 수료해 지난 8월에 졸업했다.
2년 차, 데이터 분석 강사로 데뷔하다
2년 차 주니어로 누군가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고민이 앞섰지만, 오히려 입문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비슷한 눈높이에서 최대한 쉽게 가르쳐줄 수 있으니 강사로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학 시절 교내 방송국 활동을 오래 해 카메라가 친숙하고, 워낙 사람들에게 관심 받길 좋아하는 '관심 종자’ 성격이라 강사 활동을 마음먹었다.
가장 큰 고민은 'SQL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재밌고 지루하지 않은 강의를 제공할 수 있을까’였다. 먼저 타 강의들과 차별점을 두고자 데이터 셋을 남녀노소 불문 가장 친숙하고 귀여운 '포켓몬스터’로 구성해 만들어봤다. '올해 월별 VIP 평균 매출은 얼마인가?’와 같은 진부한 질문 대신 '피카츄와 같은 전기 타입 포켓몬스터의 공격력 합은 얼마인가?’라는 신선한 질문을 던졌다. 지루하고 딱딱한 데이터 분석은 문법과 기술을 먼저 익힌 후에 충분히 응용 가능하지 않나. 즐겁게 강의를 들었다는 수강생들 덕분에 첫 온라인 강의를 발판 삼아, 최근에는 종종 오프라인 강의도 나가고 있다.
여전히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해 새로운 도전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삶의 큰 원동력이 된다. 현재에 멈춰 있지 않고 계속 발전한다는 점에서 직장 성취와는 또 다른 기쁨과 보람을 맛볼 수 있다. 항상 성장의 기회를 탐색하고, 기회가 주어지면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이러한 나의 멀티 페르소나 경험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희망과 도전의 불씨로 작용하길 바란다. 더불어 갓생을 위한 나의 도전도 계속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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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유예진 국내 유명 이동통신사 소속 매니저. 3년 차 직장인으로 데이터 분석,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는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서비스 성장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유예진
유예진 데이터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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