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日편의점 '마끼' 아닌 '한국김밥' 열풍 부는 이유

유승목 기자 2022. 11. 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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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통신원리포트](16화)말레이시아 한류 인기…K드라마→K푸드→K관광 연쇄효과 기대

[편집자주] [편집자주]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 BTS로 대표되는 K팝 등 한국의 콘텐츠들은 이제 새로운 물결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현상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한류 현상을 누구보다 빨리 체감하고 소식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42개국 46개 지역에서 통신원 제도를 운영한다. 다양한 경력을 갖춘 통신원들은 각국의 한류 이야기를 리포트 형태로 작성한다. 한달에 올라오는 리포트만 평균 100여건에 이른다. 머니투데이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공동기획으로 한류 통신원들이 전하는 소식과 그들의 이야기를 게재하고 있다.

패밀리마트가 6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한국 콘치즈 김밥. /사진제공=홍성아 통신원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일본 편의점인 패밀리마트에선 참치마요 김밥이 팔린다. 최근엔 한국 콘치즈 김밥을 신제품으로 선보이며 '맛있는 김치볶음밥과 옥수수, 치킨 슬라이스 햄, 치즈가 들어있는 김밥'이라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일본식 김밥인 '마끼' 대신 '김밥'을 내세워 한국음식이란 점을 강조하는데,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 일본 편의점은 왜 동남아에서 한국식 김밥을 주력으로 팔기 시작했을까.

신남방 한류 거점으로 떠오른 말레이시아가 K푸드에 푹 빠졌다. 일본 편의점에서 라멘·마끼가 아닌 라면·김밥이 팔리는가 하면 항공기 기내식 메뉴엔 양념치킨이 등장했다. K팝으로 시작한 한류에 대한 관심이 K드라마·영화로 폭발하면서 한국 음식까지 소비하는 연쇄효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방한 관광시장도 말레이시아 여행객을 눈 여겨 보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홍성아 한류통신원은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을 조명했다. 홍 통신원은 "일본의 대표적인 편의점인 패밀리마트가 말레이시아 진출 6주년을 기념해 한국 김밥을 출시했다"며 "한글 상품명을 그대로 사용한 한류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높아진 한류 위상을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에선 한국식 편의점 음식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난해 CU·이마트24 등 국내 대표 편의점들이 일찌감치 말레이시아로 진출하면서다. CU는 진출 16개월 만인 지난 8월 100호점을 열 만큼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고, GS25도 내년 말레이시아 진출을 앞두고 있다. 김치참치·참치마요 등 편의점 김밥을 비롯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cu 말레이시아 텐키아라점. /사진=BGF리테일

이에 한국보다 말레이시아 시장을 먼저 선점한 일본 편의점들이 오히려 후발주자인 한국 편의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실제로 패밀리마트의 경우 일본 조리법을 적용한 일본식 라멘 등 기존에 판매하던 음식도 한국식으로 변형해 한국 치즈라면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홍 통신원은 "과거 한국 편의점들이 원조인 일본 편의점 모델을 도입했지만 이젠 오히려 일본 편의점이 한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말레이시아 내 K푸드 인기는 한류 드라마 효과가 크단 분석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편의점 샛별이' 같은 K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에 나온 김밥을 비롯한 한국 음식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말레이시아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수 차례 1위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최대 영어 일간지 중 하나인 '뉴스트레이츠타임즈'는 지난달 '김밥, 블랙핑크, 김치, 그리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안 들어본 사람이 있나'라며 한국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8월19일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한 한류 콘텐츠들이 순위에 오른 모습. /사진제공=KOFICE

말레이시아 내 K푸드 인기는 비단 편의점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식 치킨도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홍 통신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적기인 말레이시아항공은 한국 양념 치킨(Korea Spicy Chicken)을 제공하고 있다. 다소 폐쇄적인 국적 항공사에서 외국 메뉴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홍 통신원은 "현지에서 한식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자 국내선 노선에 한식을 결합했다"며 "국내서에서만 제공하는데, 이는 현지에서 한국식 치킨에 대한 선호가 높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장면이 나오며 한국 치킨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거운데, 이로 인해 현지 기업들도 이미지 개선과 젊은층을 겨냥해 한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한류가 세련된 문화로 인식되면서 콘텐츠 장르를 넘어 현지의 식문화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내 K푸드의 인기는 K트래블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635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26% 증가했다. 방한 외국인 100명 중 2명이 말레이시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광당국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주요 방한시장으로 삼고 단체관광객, 인센티브(포상) 관광객 유치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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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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