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처럼 웃었는데...더 살벌해진 기술 경쟁 [MK위클리반도체]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로 투자 시장 회복 기대가 나오면서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던 반도체 시장도 긴장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지난 11일 장 중 3%에서 5%대 상승을 기록하며 모처럼 활기를 찾았습니다. 업계는 기술 경쟁을 격화하면서 ‘다가올 봄’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혹독한 겨울 속에서도 선두 주자인 1위 삼성전자에 ‘초격차’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SK하이닉스는 9일 차세대 저전력·고사양 모바일 반도체(LPDDR5X)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HKMG 공정을 도입한 게 특징입니다.
HKMG란 유전율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의 절연막에 사용해 누설 전류를 막는 차세대 공정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적용해 이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이는 데 성공해 업계 최고의 전력사용 효율성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HKMG 공정을 서버용 D램 모델에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바일용 D램으로 불리는 LPDDR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PC 등 무선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일반 D램과 비교해 크기도 작고 전력도 더 적게 필요하다는 특징 덕분에 무선 전자기기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사용시간도 늘려줍니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LPDDR 역시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에 주로 사용되는 저전력 D램 매출은 161억3300만달러(약 22조19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5억9600만달러 대비 18.7% 성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차세대 모델급인 5세대 LPDDR5와 5.5세대 LPDDR5X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릅니다. 지난해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했지만 내년까지 50% 이상으로, 점유율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그동안 저전력 D램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만 탑재됐으나 최근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등 응용처가 다양화하는 추세여서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올해 7월 미국 마이크론이 200단 이상 제품을 처음 발표하며 포문을 열었는데, 이번에는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이보다 더 높고 용량이 큰 제품을 양산하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용량인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가 양산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 176단 7세대 V낸드를 출시한 지 약 1년 만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스마트폰이나 PC, 서버에 주로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양산 과정에서 구체적인 단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236단 이상 제품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 층수를 ‘단’이라고 부르는데, 236단 낸드플래시는 셀을 236겹 쌓아 올렸다는 의미입니다. 층수를 올리면서도 전체 높이를 유지하기 위해 셀 간 ‘층고’를 낮추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이끌면서 추격자들을 다시 한 번 압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비록 경쟁사들이 200단 이상 제품을 먼저 선보이긴 했지만 품질과 원가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삼성전자 신제품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최대 2.4Gbps에 달합니다. 이전 세대 V낸드에 비해 약 1.2배 빨라졌다. 또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가 업계 최고 수준 비트 밀도를 지닌 대용량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웨이퍼(원판) 한 장당 생산할 수 있는 제품 수가 늘어나 원가 경쟁력에서 타사 대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적층 경쟁에서 더욱 가속페달을 밟을 계획입니다. 자체 개발한 3D 스케일링 기술로 셀 간 층고를 좁혔을 때 발생하는 간섭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2024년 9세대 V낸드 양산을 준비 중이고, 2030년에는 1000단 이상 V낸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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