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 미·일 인태전략 발맞춤…대미 중심 외교정책에 힘 실어 [아세안·G20 정상회의]

이우중 2022. 11. 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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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일 '한국판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을 내놓은 것은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의 외교 좌표를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자적 인태전략 발표는 중국 견제라는 미국·일본 등의 인태전략에 동조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를 통해 향후 한·미동맹 강화 등을 통한 대미 중심의 외교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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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국판 인태전략’ 의미·배경
‘신남방’ 강조한 文정부와 차별화도
中 의식 “특정국 배제 아냐”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한국판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을 내놓은 것은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의 외교 좌표를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자적 인태전략 발표는 중국 견제라는 미국·일본 등의 인태전략에 동조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를 통해 향후 한·미동맹 강화 등을 통한 대미 중심의 외교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인태전략을 발표하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최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가리켜 종종 써온 표현이다. 지난 5월 쿼드(Quad: 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 대화체) 4국은 일본 도쿄에서 제3차 정상회의를 열고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무력행사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중국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분쟁지 군사화, 해안경비대 선박·해상 민병대의 위험한 사용, 타국의 해외 자원 개발 활동 방해 시도 같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현상 유지를 변경하려는 어떤 강압적·도발적·일방적 행동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한국의 인태 전략 발표는 전임 문재인정부와의 차별화로도 읽힌다. 문재인정부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이 각자 인태전략을 발표해오는 동안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정학적 개념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신 2017년 ‘신남방정책’을 제시하며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 수준을 높이려 했다. 신남방정책은 미·중 패권 경쟁에서 문재인정부의 균형외교 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이번에 인태전략이 발표되면서 앞으로의 외교 노선은 명확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일관되게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의 인태전략에 중국에 대한 견제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통해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도 제안했다. 이를 추진해 나갈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향후 5년에 걸쳐 한·아세안 협력기금 연 3200만달러(약 423억원), 한·메콩 협력기금 연 1000만달러(약 132억원), 한·해양동남아 협력기금을 연 600만달러(약 79억원)로 각각 올해 대비 2배 규모로 증액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을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韓·태국 공동행동계획’ 채택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태 정상회담에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11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5년간 6개 중점 분야에 걸친 양국 간 협력 계획을 담은 ‘한·태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및 한반도 정세, 한·아세안 협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프놈펜=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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