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주시 태만?” 도로서 택시 잡던 사람 접촉…과실은 누구?

전방주시의무 태만 적용
운전자 과실 80%…사고 시각 따라 가감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김모 씨는 심야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들며 신호를 보냈지만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도로에 나와 택시를 잡는 모습에 조급한 김씨도 인도를 벗어나 편도 2차선 차도에 내려섰다.

그런 김씨를 발견하지 못한 운전자 박모 씨는 그대로 김씨를 접촉하는 사고를 냈다. 박씨가 차에서 내리자 김씨는 “대체 운전을 어떻게 하는 것이냐”며 몰아세웠다. 박씨는 도로에서 택시를 잡은 김씨 잘못이 크다며 맞섰다.

그러자 김씨는 도로 주변에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이 더 있었음에도 자신만 접촉한 건 전방주시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운전자 100% 과실을 주장했다.

심야 시간 인도가 아닌 차도에서 택시를 잡는 풍경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편도 4차선의 3차선 차도까지 나와 택시를 잡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이때 지나가던 차량과 접촉 사고가 난다면 누구의 책임이 클까. 50대 50 책임 일까. 아니면 사고 원인을 제공한 도로에서 택시를 잡은 사람의 책임이 클까.

보험사 보험사고 보상 사례와 법원 판례를 종합하면 이런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과실을 더 크게 본다.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온 김씨보다는 운전자 박씨의 과실이 더 많다는 얘기다.

물론 차도에서 택시를 잡은 김씨도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과실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통상 이같은 상황에서 운전자 박씨의 과실을 80%, 접촉 사고를 당한 김씨에게는 20% 책임을 인정한다.

이때 박씨에게 부과되는 과실 책임은 ‘전방주시의무 태만’이며 사고의 가해자가 된다. 단, 사고 시각이나 김씨의 음주 여부 등에 따라 박씨의 과실은 가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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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교통사고 시 전방주시의무 태만은 운전자에게 통상 적용되는 과실 책임이다. 예컨대 횡당보도에서 보행자가 보행 신호가 바뀌자마자 뛰어들어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동차와 충돌하는 사고. 보행 신호가 끝났지만 횡단을 끝마치지 못한 보행자와 차량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면서 급하게 출발한 자동차와의 사고.

그리고 횡단보도를 거쳐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다가 뒤늦게 발견한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 등 모두 전방주시의무 태만이 적용되는 사고 유형으로 통상 운전자에게 과실 비율이 더 많이 적용된다.

한편, 교통사고 시 사고 원인 제공자나 주의의무가 많은 운전자가 가해자가 된다. 또, 충격을 가한 운전자가 항상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험 여부와 관계 없이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 사고는 형사처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