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방어선에 반토막 났던 한강신도시의 부활, 지옥철도 탈출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2. 11. 1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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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 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20년만에 추진되는 서울 지하철 연장
5호선 검단신도시 패싱 여부 주목
골드라인- GTX-인천지하철 통과 교통요지 될 가능성

지하철 사각지대, 신도시 난개발 등의 오명을 뒤집어썼던 경기 서부지역이 추가 신도시개발과 지하철 5호선 연장 결정으로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정부가 11일 김포 ‘한강2′ 신도시를 개발하고 서울 지하철 5호선을 연장하는 교통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한강2 신도시는 731만㎡ , 4만6000가구 규모로 개발된다. 기존 한강신도시(1170만㎡, 7만가구)와 합치면서 570만평, 11만6000가구의 분당급 신도시이다. 한강신도시가 교통사각지대에서 김포골드라인과 추진중인 서부광역급행전철(GTX D)에 이어 5호선 연장선까지 갖춘 ‘지하철 교통의 요지’로 도약한다.

◇군사 방어선으로 축소된 한강신도시 20년만에 원상복구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 이번에, 새로 지정되는 한강2신도시를 포함해 480만평 규모의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교통대책으로 지하철 9호선 연장 방안도 추진됐다.

그러나 한강2신도시 지역은 북한의 남침시 방어선에 해당하는 군사요충지였다.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는 최후 보루라는 국방부의 반대로 해당지역이 결국 신도시 부지에서 제외됐다. 축소와 확대를 거듭하다가 신도시는 385만평으로 확정됐다. 한강신도시는 석모리 일대가 제외되면서 기형적인 ‘해마(海馬) 신도시’라고 불리기도 했다. 신도시 규모 축소와 함께 국토부가 당초 약속했던 9호선 연장도 취소했다.

이번에 한강신도시가 20년만에 당초 계획대로 다시 개발되는 것은 주민들이 방어선 변경을 요구해왔고 군이 이를 수용, 군 작전계획을 바꾼 덕분이다. 군 방어선은 전시상황에 따라 작전거점으로 운용되는데, 한국전쟁 이후에 그어져 전방 시계확보 등 군작전과 관련한 행위제한이 가해졌다.

군은 2017년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군 방어선을 60년 만에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방어선 계획 변경이 확정되면서 김포시는 해당지역의 신도시 개발을 국토부에 요구해왔다. 이번에 국토부가 이를 확정 발표한 것이다.

◇콤팩트 시티 개발, 일자리가 핵심

정부는 한강2 신도시를 콤팩트시티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7월 이후 지구 지정, 2027년 분양, 2029년 첫 입주가 목표다. 콤팩트시티는 역세권을 고밀도로 개발해서 주거, 직장, 학교, 의료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인 지난 1월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서울 여의도 당사로 향하며 출근길 '지옥철' 체험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옥철이라고 할 정도로 혼잡한 골드라인의 이용객 분산을 위해 지하철 5호선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전제 조건은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면 콤팩트시티는 빈껍데기로 전락한다. 한강2신도시를 경기서부지역의 일자리 창출센터로 육성하는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서울 마곡지구와 연계해서 개발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현재 경부축에 밀집한 일자리를 서부축에도 만들어야 교통난을 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도 가능하다.

신도시 난개발도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한강2신도시외에 인근에 검단, 인천 계양, 부천 대장지구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신도시와 광역전철망을 종합적으로 보고 도시계획을 짜야 한다.

◇1조6000억원짜리 지옥철 골드라인의 운명은?

1조6553억원이나 들여 만든 골드라인의 운명도 관심사이다. 김포시는 서울지하철 연장을 추진하다 골드라인이라는 경전철을 독자적으로 완공했다. 김포공항과 한강신도시를 잇는 23.9km 의 경전철로 2019년 개통됐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2량짜리 경전철로 줄인데다 역사도 확장이 불가능하게 설계됐다. 김포인구가 급증하면서 골드라인은 개통과 동시에 지옥철로 전락했다.

5호선 연장선이 완공되면 1조6553억원이나 투자된 골드라인은 존폐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5호선을 한강신도시와 연결하면 골드라인과 상당 부분 노선이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5호선 검단신도시 패싱?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5호선 연장선의 검단 신도시 통과여부이다. 인근에 개발중인 7만5000가구 규모의 검단신도시는 5호선 연장을 기대해왔다. 검단 신도시가 속한 인천시는 서울 방화~인천 검단신도시~김포한강신도시~강화를 연결하는 노선을 제시했었다. 서울시와 강서구, 경기도 김포시는 ‘서울5호선 김포 연장(방화역~김포)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강서구의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 업체 등을 김포로 이전하고 5호선 연장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당초 김포시는 방화차량기지는 이전할 수 있으나 건설폐기물처리장은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인천시에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을 요구했지만, 인천이 거부해왔다. 이번에 5호선 연장을 위한 협약식에 서울시와 김포시만 참석하고 인천시는 배제됐다. 이때문에 인천시 패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국토부와 김포시는 ‘5호선 연장 노선’의 통과지역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자료=국도교통부

검단신도시는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이 2024년 개통 예정이다. GTX D노선(한강신도시, 검단신도시, 부천)도 계획돼 있다. 대통령은 대선기간에 GTX D노선의 강남, 하남, 팔당 연장 안을 공약했다. 여기다가 인천지하철 2호선을 연장, 검단에서 일산역까지 한강 남북을 잇는 노선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추진 속도이다. 또 검단신도시, 한강신도시, 계양지구, 대장지구 등을 모두 고려하는 종합적인 교통네트워크 구축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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