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도 동창회도 동호회도..결국엔 한데 모이는 이곳 [판교통신]
[편집자주] 혁신을 이끄는 '네카라쿠배' 등 IT기업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취업 꿀팁부터 서비스 출시에 얽힌 뒷얘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합니다.
네이버는 2000년대 지식iN·블로그 등 서비스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국내 PC 웹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아이폰과 함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카카오톡, 페이스북, 유튜브 등 앱 서비스에 밀리고 있었다. 모바일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했던 네이버가 야심 차게 내놓은 서비스가 바로 '밴드'다. 지인 간 폐쇄형 커뮤니티로 시작한 밴드는 동창 모임·학부모 모임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5년 3월부터는 '공개형 밴드' 기능도 추가하며 관심사 기반의 모임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밴드는 오랜 기간 국내 SNS/커뮤니티 앱 사용자 1위를 유지해왔다. 지난 8월 기준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1억5600만건, 누적 밴드 수는 5300만개에 달한다. 특히 40대 이상에서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 연령에 사랑받는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1020 비중도 26%로 적지 않다.
-밴드는 중장년층에게 인기 있는 서비스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5년간 1020 사용자 수가 137% 늘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젊은 층으로 확장할 수 있었나.
▶2019년 시작한 '미션 인증 기능'과 코로나19로 늘어난 '학급 밴드'가 주효했다. 특히 MZ세대가 '하루 1시간 독서', '매일 30분 조깅' 등 미션 인증을 많이 이용했다. 미션 게시글 중 31%를 1020이 작성했고, 인증글 작성자 중 36%를 차지했다. 30대까지 합치면 50%가 넘는다. 올해 가입자의 50%가 1020세대다. 20대 이상은 자기개발용으로 미션 기능을 사용하는데 10대들은 유희용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오늘의 웃긴 에피소드 알려주세요', '방탄소년단 누구 사진 하나씩 올리기' 같은 방식이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오늘 그린 그림도 인증한다. 퀴즈 기능도 선생님들이 쪽지 시험으로 활용하도록 추가했는데, 1020은 스무고개 놀이로 사용하고 있더라.
▶학급 단위의 모임은 거의 초창기부터 있었다. 모임의 기본 개념이 가족, 그다음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전에는 졸업생이나 학부모들끼리의 모임이 많았다면, 코로나 이후 선생님을 중심으로 재학생들도 같이 모이는 모임이 됐다. 자연스럽게 학생들만의 밴드도 늘었다. 요즘 10대들이 스터디 로그를 많이 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학급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랑, 우리 모임 사람들이랑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밴드의 장점이다. 10대, 20대 사용자들이 30대, 40대가 돼서도 밴드를 꾸준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챌린저스·문토·프립 등 관심사 기반의 모임 서비스가 늘었다. 카카오톡도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모은다. 네이버도 스포츠를 시작으로 다양한 검색 결과에 오픈채팅을 붙였다. 이런 SNS/커뮤니티 서비스와 다른 밴드의 강점은 무엇인가.
▶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범용성이다. 동창이나 학급 모임 외에도 1:1 트레이닝, 결혼 준비하시는 분들의 아카이빙 등 활용 사례가 많다. 모임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은 여기저기서 늘고 있지만, 그 모임을 장기적으로 굴리기 위해서 '밴드'로 오게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회비 정산기능도 있고, 네이버 페이와 연동한 온라인 송금 기능도 연내 추가된다. 밴드는 잘 알지만, 밴드에 이런 기능들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기능을 기반으로 어떤 형태의 모임이든 밴드에서 운영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좀 더 꺼내서 알려주고 싶다.
-필요에 의해서라지만 타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이 느는 것은 차별성 측면에서 손해이지 않을까.
▶모든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교집합이 생긴다. 사용자 확장을 위해 커버리지를 넓힌다. 기능 하나하나를 놓고 '다 겹치는데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기보다 그 겹치는 기능을 서비스의 '코어'를 잃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밴드와 기능이 겹치는 다른 SNS/커뮤니티 서비스가 유행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하지? 하는 흔들림이 순간순간 온다. 그때마다 "우리는 모임 서비스다"는 포커스를 유지해왔다. 카페는 사용자 규모가 크다. 정보가 모이는 곳이다. '대표 카페'를 중심으로 활발해진다. 반면, 개개인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곳은 밴드다. 모임을 끈끈하게 유지하고 싶을 때 적합하다. 여기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하나 추가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어떤 환경이든 어떤 트렌드가 유행이든 사람이 있는 곳엔 '모임'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모임이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겠지만, 모임은 밴드가 제일 잘 지원하는 서비스가 되고 싶다. 모임을 지속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다. 모임을 지속하다 보면 관리자(모임장)들을 더 많은 기능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다. 이때마다 트렌드를 밴드로 잘 녹여내고 싶다. 지금은 지역 기반의 '동네 생활권 모임'과 '소모임'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가장 큰 바람은 "밴드는 올드"하다는 외부 시선을 깨는 것이다. 전 연령이 잘 사용하고 있는데 너무 한쪽 면만 부각되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도 잘 사용하고 있는 밴드 기능을 꺼내 보여줄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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