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군대가 한 국가라면, 온실가스 배출은 몇위일까?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5.5%는 군대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됐다. 5.5%면 국가별 배출량 순위에서 세계 4위에 해당한다.
영국에 기반을 둔 과학자 단체인 ‘지구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Scientists for Global Responsibility)’는 10일(현지시간) ‘군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 보고서를 냈다.
세계 군사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는 불완전한 경우가 많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각국이 군사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출하도록 강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공급망을 포함한 세계 군사 부문은 정부 지출의 주요 요소이자 화석 연료의 거대한 소비자”라며 “군용 온실가스 배출량을 확실히 보고하고 배출량 감소 목표에 따라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짚었다.
정보 부족한 군 온실가스, 도출 방법은?
측정과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보고서는 군사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정할 수 있는 기준으로 ‘군인 1인당 배출량’을 사용했다. 보고서는 ‘군인 1인당 배출량’을 온실가스 배출을 계산하는 기준으로 정했다. 이 값에 현역 군인 수를 곱하고, 군인들이 사용하는 이동수단 등을 고려해 총배출량을 계산했다.
‘군인 1인당 배출량’을 계산하기 위해 보고서는 미국, 영국, 독일에서 발표된 군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각국 군인 수로 나눈 값을 사용했다. 영국의 경우 국가 전력을 점점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하면서 군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5tCO2eq(탄소 환산톤)으로 가장 적었다. 미국은 국토가 넓어 이동 거리가 멀다는 점, 해외 기지에서는 덜 엄격한 에너지 효율성이 적용되는 등 이유로 군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12.9tCO2eq였다.
이를 기반으로 보고서는 북아메리카, 러시아, 유라시아에 1인당 13tCO2eq, 아시아, 오세아니아,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에는 1인당 9tCO2eq,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에는 5tCO2eq,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는 2.5tCO2eq의 고정 온실가스 추정 배출량을 적용했다. 보고서는 “러시아, 유라시아는 극한 기상이 나타나는 지역에 있어서 북미와 비견할 수 있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보고,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은 유럽과 북미의 중간 정도의 배출량일 것으로 가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군대가 국가 하나라면, 4번째 온실가스 배출국
군에서 직접 연료를 연소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스코프1)와 군이 사용하는 열, 전력을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스코프2)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5억tCO2eq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였다.
온실가스 배출의 범위를 스코프1, 2에 더해 공급망까지 고려하는 스코프3까지 확대한 ‘탄소발자국’을 계산한 값은 27억5000만tCO2eq로 크게 늘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5% 수준이었다. 세계 군 부문을 국가로 가정한다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인 셈이다. 보고서는 “군대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공급망을 가지고 있어 조직의 자체 운영 배출량을 훨씬 초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의 군 부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더 늘어났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군비 지출, 인력 또는 자재 증가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며 “보고서의 결과는 보수적 추정치”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다수 국가의 군사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경우 이 연구에서 도출한 군인 수 등 요인을 사용해 데이터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군비 지출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과소평가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해결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합의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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