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생억지" 북한 미사일의 실체

김세로 2022. 11. 1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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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ICBM을 포함해 수십 발의 미사일을 쏘면서 무차별적 도발에 나섰던 북한이 이례적으로 자신들의 군사작전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울산 앞 공해상에 순항미사일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특수무기'를 시험했다는 의미심장한 내용까지 담겼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의도는 뭔지, 또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김세로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7일 북한 인민군총참모부는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나흘간 군사작전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다음과 같은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

작전 첫날인 2일과 마지막 날인 5일 우리 공군기지 타격 훈련으로 다양한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발사했고 둘째 날 특수기능의 탄두 시험을, 사흘째엔 연합공중훈련에 맞대응해 5백 대의 전투기를 띄웠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첫날, 북한은 전략 순항미사일 두발을 우리 울산 앞 공해상에 떨어뜨렸다며 탄착지점의 정확한 위도와 경도 좌표까지 제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7일] "남조선 지역 울산시 앞 80km 부근 수역 공해상에 두 발의 전략 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가했다."

사실이라면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nll을 훌쩍 넘어 동해에 떨어졌다는 겁니다.

우리 군은 그런 미사일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준락/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미 감시·정찰 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그리고 우리 군에 탐지되거나 포착된 것은 없다."

그러자 북한은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생억지를 부려도 진실은 덮을 수 없다며 재반박했고, 우리 군은 억지주장에 언급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의 특성상 우리 군이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없는걸까.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처음부터 저고도로 날리는 것이 아니고, 일정 고도를 유지하다가 목표 부분에 다다랐을 때 저고도로 들어옵니다. 울산 앞바다에 떨어뜨리려 한다면 어느 정도 구간은 레이더에 탐지될 수밖에 없는 고도에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전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거예요."

사후에라도 한미 감시자산에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내부와 외부를 향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일.

울릉도에 공습경보까지 불러왔던 미사일의 정체는 뭘까?

[강신철/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북한은 오늘 08시 51분부터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였으며 이 중 1발이 NLL 이남 동해상에 낙탄되었음."

우리 군이 북한 미사일의 잔해를 건져서 분석해봤더니 탄도 미사일이 아닌 지대공 미사일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 "해석을 해보니까, '운반' 그다음에 여기는 '분해' 곳곳에 러시아어가 좀 몇 개 있습니다. 그거는 저희가 분해했고요."

하늘의 비행기나 미사일을 공격하는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 탄도미사일처럼 쏜 겁니다.

1960년대 소련에서 도입한 낡고 값싼 미사일을 이용해 우리 군에 혼선을 주는 일종의 저비용 고효율의 기만전술로 풀이됩니다.

[신승기/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날아가는 궤도나 이런 것들이 북한이 그 미사일, SA-5를 날릴 때 어떤 경로로 날릴 건지 지정을 해준다면 지대지랑 비슷하게 날아올 수 있거든요."

북한의 발표와 우리군의 분석이 또다른 사례는 지난 3일에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입니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이 평양 순안에서 쏜 화성 17형이 고도 1920km, 거리 760km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며 정상비행에 실패해 동해상에 추락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발표는 달랐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7일] "적의 작전 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 기능 전투부의 동작 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도록 했으며.."

애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 핵미사일 등을 고고도에서 폭발시켜 전자기기를 마비시키는 EMP 탑재용 미사일 실험을 했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신승기/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처음에는 저도 2단까지 분리만 되고 3단이 작동 안 하든지 문제가 있을 거라고 봤는데 이거는 그런 측면에서 일부러가 아니고 그 정도의 성능밖에 안 나오는 수준으로 개량했고 기폭장치가 정밀하게 신뢰성 있게 작동하는지 한번 테스트한 것일 수도 있다는 거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화성 17이 아닌 화성 15형 개량형 또는 중장거리 화성 12형 개량형에 흡사합니다.

[장영근/한국항공대 교수] "새로운 미사일이다, 이런 개념으로 이야기하는 거고요. 신형 미사일이에요. 그러니까 엔진은 똑같은 백두산 엔진에 듀얼 엔진, 쌍둥이 엔진을 썼어도 실제 거기에 연료 탱크는 작게 만든 거죠."

우리 군은 북한의 발표와 관계없이 북한이 쏜 미사일 등에 대한 정밀한 판단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사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어 혼란을 유도하며 우리군을 기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5일 전투기 등 비행기를 5백 대나 띄웠다고 주장하지만 우리군은 180여대로 분석했고, 이번에 공개된 사진 중에는 지난 4월 사진을 재탕한 것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 총참모부의 이번 발표는 북한 내부, 즉 주민들을 향한 메시지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세계 최강 미군의 항공모함이 동해에서 빠져 나가자마자 하루 240여 대의 한미 양국 최신형 전투기가 출격해 압도적인 무력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열악한 공중전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는 겁니다.

[조선중앙TV/11월 7일] "우리 공화국 무력은 적 공군의 우세론을 맹목시킬 수 있는 자신감을 높였으며, 우리 군대의 확신성 있는 군사대비 태세와 능력을 완벽하게 확인하고.."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핵의, 전술핵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충분하게 대응했고, 핵 전력뿐만 아니라 재래식 전력까지도 활용해서 한미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이번 발표의 핵심인 것이죠."

북한의 이번 도발과 발표는 한미 군사훈련에 숨죽이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맞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에 공언한 울산 앞바다 미사일 타격 같은 도발을 실제로 감행하거나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고 동시에 대화를 통한 위기 해소 방안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통일전망대 김세로 입니다.

김세로 기자(s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2620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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