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 '총동원' 민주당, 로펌화에 "당이 빨려 들어갈라"

여동준 기자 2022. 1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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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대변인단·공보국 문자로 검찰발 의혹에 반박 중
김의겸 "정진상 영장에 '이재명' 72회" 적극 엄호
"현 대표이니 어쩔 수 없지만…" 피로감 섞인 불만
"당 직함 안 가졌으면 몰라도…당이 빨려 들어가"
"DJ는 민주화로 탄압…지금은 이익 챙겼단 의혹"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가 끝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2.11.1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을 향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민주당이 이 대표 측근 변호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할 수 있는 것이 팩트체크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현역 대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라는 피로감 섞인 불만도 감지된다. 마치 당이 이 대표를 변호하는 '로펌'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정진상 민주당 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잇따르자 이에 맞춰 이 대표 측근을 향한 검찰발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있다.

주로 안호영 수석대변인, 한민수 대변인 등 민주당 공보라인이 문자를 통해 의혹에 반박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조정식 사무총장, 박찬대 최고위원, 김의겸 대변인 등이 검찰의 야당 압수수색 및 야당탄압 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특히 김 대변인은 "김 부원장 영장에는 이 대표의 이름이 50여 차례 나와있고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대표의 이름이 72회 정도 나와있다"며 영장 내용과 검찰발 보도 하나하나를 짚으며 '로펌'을 방불케 하는 엄호를 선보였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의 야당압수수색 및 야당탄압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10. mangusta@newsis.com


처음으로 당사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이 집행됐을 때는 '초유의 사태'라며 단일대오를 유지한 민주당이었다. 그러나 변호인단처럼 당이 총동원돼 계속 변호에 나서는 모양새에 "현역 대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라는 피로감 섞인 불만이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과거처럼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탄압받는 것도 아니고 대표와 그 측근들이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언제까지 당이 휘둘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강한 비판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현역 대표이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지만 스트레스 받는다. 하지만 이견을 내면 당이 더 망하는 길인데다가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야당 탄압도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뭉칠 수밖에 없어 참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짜 '친이재명'계 일부를 제외하면 다들 불만이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방어막을 치는 것이다. '방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대변인이 영장에 나온 내용을 당사자보다 잘 알겠냐. 당사자인 이 대표가 직접 얘기해야지 대변인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지난 대선 경선부터 이번 전당대회까지 우려한 상황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분리가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 개인의 리스크를 민주당이 다 떠안고 가는 상황이다. 어떻게 가려는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다들 안에서는 부글부글하지 않겠냐. 지금은 이 대표뿐 아니라 당 전체에 대한 압박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이 가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 중진 의원도 "사법적인 것은 변호인이 법률적으로 해야지 정치인들이 그것을 '어떻다',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특히 당의 직함을 가지지 않았으면 모르는데 당의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그러면 당이 이 대표에게 빨려들어가는 것 밖에 더 되냐"고 우려했다.

다만 "당장 대표가 공격받는 것이니 '왜 당이 보호하냐'고 하면 내부총질이 된다"며 "다들 속으로는 끓고 있을 것이다. 내부에는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한 당직자는 "과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탄압받는 것도 아니고 대표와 그 측근들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 아니냐"며 "언제까지 당이 휘둘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가 끝난 뒤 검찰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10. myjs@newsis.com


하지만 검찰이 '꽃놀이패'를 모두 쥐고 있는 이상, 민주당에서는 검찰발 의혹에 성실히 소명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는 없다는 것이 당의 속내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팩트체크를 그때마다 잘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정치는 칼이 아닌 입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특별히 있겠냐"며 "검찰의 정치수사, 야당탄압으로 규정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직접 의혹에 해명하게 될 경우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매우 낮은 것 같다"며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허무맹랑한 조작조사를 하려고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이 조작은 결국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도 잠시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토착비리에 대한 통상수사'라는 입장을 낸 것과 본인과 정 실장이 정치적 공모관계라고 적시된 데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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