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십에 읽는 내 운명 이야기·생활이라는 계절

이은정 2022. 1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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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쓴 저자의 신작이다.

서양의 그리스 비극과 동양의 명리학을 축으로 비극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명리학 관점에서 분석했다.

저자에 따르면 비극은 '드센 팔자'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봄에는 포기하기엔 아직 이른 것들을, 여름에는 폭염 속에서도 타인과 맞닿은 생활 풍경을, 가을·겨울에는 추운 날씨를 견디게 해준 타인의 온기를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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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작가 초롱·내 삶의 예쁜 종아리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오십에 읽는 내 운명 이야기 = 강상구 지음.

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쓴 저자의 신작이다. 서양의 그리스 비극과 동양의 명리학을 축으로 비극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명리학 관점에서 분석했다.

저자에 따르면 비극은 '드센 팔자'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이디푸스가 아버지를 살해한 것은 신탁(神託)을 타고났기 때문이라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 운명을 결정한 것이 화나면 주먹부터 뻗는 성격 탓이라 풀이한다. 명리학 관점에서 보면 오이디푸스의 사주 여덟 글자 중 세 글자가 불이다. 맹렬하고 폭발적인 화(火)의 기운으로 세상을 산다는 뜻이다.

저자는 또 인간에게 불을 선물해 준 대가로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힌 프로메테우스는 따뜻한 마음·추진력·강한 자존심이 특징인 갑목(甲木), 트로이 전쟁 승리자인 아가멤논은 완벽주의에 권력 지향적인 진토(辰土) 등으로 사주를 풀이한다.

그는 "사주는 미래를 결정하는 힘이 아니라 성격을 결정하는 요인"이라며 명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명리학 공부는 성격의 근원을 깨우치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흐름출판. 364쪽.

▲ 생활이라는 계절 = 김의경 지음.

2018년 수림문학상 수상자인 김의경의 첫 에세이다. 살면서 만난 뜻밖의 사람들과 기억에 남는 순간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수록했다.

봄에는 포기하기엔 아직 이른 것들을, 여름에는 폭염 속에서도 타인과 맞닿은 생활 풍경을, 가을·겨울에는 추운 날씨를 견디게 해준 타인의 온기를 써내려갔다.

'폭탑방'(폭염 속 옥탑방)에 사는 할머니, 분식점 아줌마 등 이웃 이야기부터 집안이 파산했던 기억과 난임 병원에 다니는 일상까지 가감 없이 담아냈다.

김의경은 그간 펴낸 작품에서도 삶을 글감으로 기록하는 힘을 보여줬다.

17살 때부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은 '청춘 파산', 반지하 월셋집을 오갔던 시간은 '쇼룸', 콜센터 상담사로 근무한 이력은 '콜센터'란 소설로 세상에 나왔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데뷔 초기 다른 직업 없이 글을 썼던 때를 떠올리며 "생활을 제대로 해야만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책나물. 176쪽.

▲ 이중 작가 초롱 = 이미상 지음.

데뷔작 '하긴'으로 2019년 젊은작가상을 받은 이미상의 첫 소설집이다.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포착한 문제의식을 실험적인 형식으로 풀어냈다.

표제작은 주목받는 소설가 초롱이 등단 전에 불법 촬영 피해 여성에 관해 쓴 습작이 인터넷에 무단 유포되며 위기를 겪는 이야기다.

'여자가 지하철 할 때'는 여성이 지하철에서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연극적인 독백으로 극화했다. '살인자들의 무덤'에선 범죄자를 향한 시각에도 성별 간 위계와 차별이 존재한다는 독특한 상상을 펼친다.

문학동네. 356쪽.

▲ 내 삶의 예쁜 종아리 = 황인숙 지음.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인숙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낮은 시선과 덤덤한 어조로 약한 존재와 스러져가는 것들을 살핀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나보다 먼저 다녀간 고양이'('밤의 발자국' 중)

주린 비둘기에게 '내가 건네는 한두 줌 낟알'('어떻게 사는지 모른다' 중)의 무게를 깨닫기도 한다.

시인이 생의 울타리에서 던지는 물음엔 응답을 기다리는 마음도, 집착과 욕망도 없다. 그는 시선을 둔 대상과 하나가 되어 아픔, 그리움을 헤아리고 그 끝에 도달한 잔상마저 껴안는다.

'얼굴들, 소리들, 몸짓들/ 저릿저릿 선연하데/ 이제 나를 따라오는 소리 없네/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네/ 다시는 오지 못할 것이네'('내 집 앞' 중)

문학과지성사. 128쪽.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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