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나스닥 1.9%↑…산타랠리 촉매? 섣부른 기대감?
국채금리 폭락에 투심↑…달러가치 하락
산타 랠리 기대감…일부서 "시기상조"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국채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자, 주식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이번 물가 호재가 산타 랠리를 촉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PI 호재’ 3대 지수 이틀째 상승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0% 상승한 3만3747.8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92% 오른 3992.93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4001.48까지 오르면서 4000선을 돌파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88% 뛴 1만1323.33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2거래일 연속 올랐다.
3대 지수는 오전장만 해도 다소 혼조를 보였으나, 오후장 들어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7%를 기록했다. 헤드라인 CPI가 8개월 만에 7%대로 내려앉은 데다 월가 예상치(7.9%)보다 낮았던 만큼 물가 완화 기대감이 컸다.
뉴욕채권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33bp(1bp=0.01%포인트) 이상 내리면서 장중 3.807%까지 떨어졌다(국채가격 폭등).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 역시 30bp 이상 빠지면서 4.290%까지 내렸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6.28까지 급락했다.
이로 인해 주식 투자 심리는 전날 폭등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도 강세 분위기를 이어갔다. 바클레이즈의 엠마누엘 카우 전략가는 “증시 관점에서 더 높은 금리의 위협이 사라지는 동안 이것은 큰 역풍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7+3’(시설격리 7일+자가격리 3일)에서 ‘5+3’(시설격리 5일+자가격리 3일)로 단축하기로 한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유가도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9% 오른 배럴당 88.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SIA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시장전략가는 “밤사이 가장 큰 변화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물러나 여행 등의 활동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장을 따라 소폭 올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6%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8% 올랐다.
산타 랠리 기대…일부서 “시기상조”
월가 일각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산타 랠리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면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고, 이는 연말 연초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7%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인 데도 그 의미를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업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 전반의 변수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상자산거래소 FTX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 델라웨어주의 한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렸던 FTX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물러났다.
파산신청서를 보면, FTX의 부채는 100억~500억달러(약 13조~66조원)이다. 가상자산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 블룸버그는 “한때 3위 거래소였던 코인 제국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전했다. 이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은 폭락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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