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외풍 거세지나… 김주현·이복현 구두 경고에 관치 우려

이남의 기자 2022. 11. 1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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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인사 시즌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관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은 결정을 계기로 외풍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대한 외압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단호히 선을 긋고 있으나 손 회장의 행정소송 가능성에는 압박성 구두 경고를 내놓으며 관치 우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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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 이복현 금감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명동1가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률 협의회에 참석,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인사 시즌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관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은 결정을 계기로 외풍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대한 외압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단호히 선을 긋고 있으나 손 회장의 행정소송 가능성에는 압박성 구두 경고를 내놓으며 관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이 올해 12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회장이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손병환 회장과 조용병 회장은 3분기 수조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반면 손태승 회장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불완전판매 책임으로 금융위원회가 '문책경고'를 확정하면서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의 제재를 내린 지 1년 7개월 만이다. 징계 논의가 최근 급물살을 탄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주회장과 은행장들의 대거 임기 만료 시즌과 무관치 않다는 추측이다.


금융당국 수장 경고성 발언…"제재 미룰 수 없어, 현명한 판단"


실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 간담회 이후 손태승 회장의 제재와 관련해 "국회에서도 지적이 되고 있어 시장이 어렵지만 미뤄둘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중징계를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의 징계 불복 소송과 이를 통한 연임 도전에 사실상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노조는 낙하산 혹은 모피아 출신 CEO가 임명될 가능성이 커지자 성명서를 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징계 수위를 정하겠다고 심사를 1년 넘게 미뤄왔으나 갑자기 제재를 논의했다"라며 "더 이상 우리금융을 정치 논리의 노리개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에 의탁한 관치인사의 우리금융그룹 장악 시도를 중단하라"며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우리금융지주 CEO를 몰아내고 관치인사를 시도하는 우리금융 흔들기가 계속된다면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역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금융권은 금융당국 수장이 교체될 때마다 물갈이되는 역사가 반복됐다. '4대 천왕'으로 불리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등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권 인사 모임)' 출신들이 대거 등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인이 없는 금융권은 각종 규제와 감독을 받기 때문에 인사 시즌에 유독 외풍에 취약한 편"이라며 "금융당국은 관치 우려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현 정부 들어선 첫 금융권 인사에서 물갈이 교체가 이뤄질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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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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