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못하면 삼성전자도 위험...노키아처럼 사라질 것” [자이앤트TV]

안갑성 2022. 11. 1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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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리앤경제연구소장
(前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자율주행차·인공지능 로봇 시대
획기적인 시스템반도체 만들거나
양자컴퓨터 반도체 생산해야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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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획기적인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어내거나, 양자컴퓨터에 들어갈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노키아처럼 사라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성장의 역사를 직접 겪은 곽수종 리앤경제연구소장(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선문대 교수)은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로봇 시대에 삼성전자는 새로운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고 경고했다.

곽 소장은 1980년대 초 삼성전자로 입사해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장 신화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인물이다. 그는 삼성전자에 투자한 동학개미 투자자들을 비롯해 주식 투자자라면 시야를 국내 시장에서 해외 시장으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 소장은 “삼성전자가 1978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뒤, DRAM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선 배경에는 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 기업의 부상과 이를 미국이 견제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냉전의 종식과 세계화의 결과물이 오늘이라면, 코로나 팬데믹과 미중패권전쟁이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는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곽 소장이 진단한 삼성전자가 위기인 이유는 무인 자율주행 전기차와 인공지능 로봇이 보편화될 근미래 사회에서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할 공간이 그리 넓지 않기 때문이다.

곽 소장은 “스마트폰은 앞으론 하드웨어가 필요 없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로 진화하고, 컴퓨터는 PC의 성장 보단 양자컴퓨터의 도입이 확산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변화에 필요한 반도체를 포괄하는 게 시스템 반도체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2차 전지 시장도 예시로 들어 설명했다.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2차 전지 시장에선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수백~수천 개의 배터리에서 각각 만드는 전력을 관리하는 반도체(PMIC)나 전기차 모터 움직임을 제어하는 액츄에이터 구동 칩 등이 모두 차량용 반도체다.

곽 소장은 “전기차에 들어갈 차량용 반도체는 여러 개의 배터리마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전압과 폭발 위험을 관리하고, 전력 제어 소프트웨어가 운영될 수 있는 전력 반도체가 지금 삼성전자가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자컴퓨터에 들어갈 양자 반도체(큐비트)의 경우도 구글, IBM,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딥러닝(심층신경망학습)을 위한 NPU(신경망처리장치)는 엔비디아가 선도하고 있다.

곽 소장은 “반도체다 태·조·이·방·원이다 다들 주식 투자는 많이했지만, 무작정 매수하기 보다 반도체, 2차 전지 등 세계적인 산업 흐름을 이해하고 베팅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앞에 놓인 보다 근본적인 위기는 기초과학 교육과 첨단 산업 인재의 질적인 저하에서 비롯된다. 1980년대 이후 국가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과 함께 대학 곳곳에서 반도체공학과가 신설되는 등 고급 인재가 유입돼 왔지만 오늘날에는 지방 소재 의과대학 정원을 다 채운 뒤에나 수도권 소재 공과대학 정원이 채워지는 게 현실이다.

곽 소장은 “주식 투자만 봐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기본인데 한국 사회는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지대추구 사회로 가고 있다”면서 “한국이 가진 자원이 인재 밖에 없고, 수출로 먹고 살려면 세계 1~2등 제품을 30~50개는 만들어야 하지만 모두 의사와 판·검사·공무원만 하려고 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제품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에서 기초과학 교육이 양극화되고 고급 인재가 양성되지 못하면 산업이 죽고, 그런 나라에서 주식 투자를 한다는 건 헛물 켜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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