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원 에르메스백 대신 에르메스 주식…그녀가 옳았다

전혜영 기자 2022. 11. 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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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시 불안으로 한창 뜨겁던 서학개미 열풍이 주춤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2021년 프랑스 주식 매수금액은 전년에 비해 3.4배 늘어난 362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흥미로운 점은 올해 프랑스 매수상위 3개 종목인 에르메스, LVMH, 케링을 산 고객 중 남성의 비중이 62.6%로 높았다는 점"이라며 "프랑스 주식은 온라인으로도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럽으로 투자 지역을 넓힌 서학개미들이 최근들어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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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로 살아남기]

[편집자주] 국내외 증시 불안으로 한창 뜨겁던 서학개미 열풍이 주춤합니다. "잘 모르면서 괜히 해외주식을 샀나?", "지금이라도 다 팔아야 할까?" "새로운 기회는 없을까?" 마음이 복잡한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서학개미로 살아남기 위한 알짜 정보들,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시죠.

에르메스 켈리백

#. 40대 직장인 정현정씨(가명)은 올 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이른바 '보복소비'로 고가의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매장에 '오픈런'이 이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함께 구경 삼아 백화점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매장에 들어갈 수 있는 대기표마저 쉽게 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정씨. 어차피 아까워서 모셔두기만 할 가방 보다는 차라리 에르메스 주식을 사자고 마음 먹었다. 정씨는 주거래 계좌가 있는 증권사 직원의 도움을 받아 생애 처음으로 에르메스 주식 20주를 샀다. 정씨는 올해 2월 에르메스 주식을 주당 1185유로(한화 약 164만원)에 매수했는데, 9달 만인 11월 10일 종가 기준 1434유로(198만원)로 21.0%의 수익률을 올렸다.

유럽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흔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꼽는다. 그렇다면 증권시장에서도 명품 순위가 동일할까.

11일 삼성증권이 유럽의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보유국 프랑스의 매수상위 명품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변 없이 에르메스가 1위를 차지했다. 에르메스는 1837년 프랑스에서 설립됐으며, 루이비통이나 구찌와 달리 독립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딴 '켈리백'과 '버킨백'이 유명한데, 가격이 1000만원 이상을 웃돌고 1억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2위는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3위는 케링의 순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으로 대표되는 LVMH 그룹은 크리스찬 디올, 펜디, 셀린느, 로에베, 티파니 등 굴지의 브랜드가 소속돼 있다. 케링 그룹은 구찌,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이 순위에서 빠진 이유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이다.

명품가격이 매년 오르는 만큼 명품 브랜드 주식도 잘 나간다는 것이 입소문 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비중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2021년 프랑스 주식 매수금액은 전년에 비해 3.4배 늘어난 362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흥미로운 점은 올해 프랑스 매수상위 3개 종목인 에르메스, LVMH, 케링을 산 고객 중 남성의 비중이 62.6%로 높았다는 점"이라며 "프랑스 주식은 온라인으로도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럽으로 투자 지역을 넓힌 서학개미들이 최근들어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씨처럼 해외 명품 브랜드 주식에 투자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될까. 해외 주식을 사고 싶다고 해서 따로 매매 전용 계좌를 만들 필요는 없다. 자신의 보유 계좌에서 해외주식 매매 신청을 하면 된다. 신청 방법은 지점을 통해도 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유럽 주식의 온라인 중개 서비스를 지원한다. 다만 증권사별로 매매할 수 있는 국가가 다르고, 일부 국가는 온라인 서비스가 불가능한 곳도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삼성증권(14개국), 미래에셋증권(10개국), 키움증권(9개국), NH투자증권(9개국), 한국투자증권(5개국), KB증권(5개국) 등이 유럽 주식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프랑스 주식은 현재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고객만 거래할 수 있다. 프랑스 못지 않게 명품 브랜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주식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온라인 매매가 가능한 증권사가 없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미국 주식은 애플 등 일부 빅테크(대형IT기업)나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투자가 집중된 것과 달리 유럽주식에 투자하는 고객들은 소비 성향이 관련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명품기업이 많은 국가로 알려진 프랑스, 이탈리아 중 국내에서 온라인 매매가 가능한 프랑스의 명품기업들에 대한 거래 규모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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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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