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과 노동서 배제… 장애인 차별과 불평등의 역사

김신성 2022. 11. 1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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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장애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사유했던 마타 러셀의 글을 작가 키스 로즌솔이 엮은 책이다.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와 장애인 억압의 상관관계, 1990년대 미국 장애인법의 한계 등을 비판적으로 서술한다.

당시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민권운동을 목격했고 하워드 진, 놈 촘스키, 카를 마르크스 등 지식인들의 저술을 섭렵하면서 장애인들이 겪는 억압의 본질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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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장애/마타 러셀/조영학 옮김/동아시아/1만7000원

“다른 사람들은 자본주의와 장애의 관계를 들여다보지만, 나는 현대 자본주의가 어떤 식으로 체제를 영속화하는지 고발하고 있다. ··· 자본주의는 체계적으로 장애인을 차별해 왔으며 장애인법은 그 사실을 제대로 다루지도 해결하지도 못했다.”(124쪽)

자본주의와 장애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사유했던 마타 러셀의 글을 작가 키스 로즌솔이 엮은 책이다.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와 장애인 억압의 상관관계, 1990년대 미국 장애인법의 한계 등을 비판적으로 서술한다. 마르크스의 경제 개념이나 노동이론을 장애인의 노동 조건과 결부하여 설명하고, 자본주의 체제에서 약자 장애인이 겪는 사회적 제약을 폭넓은 시야로 논한다. 자본주의의 배타적 특성, 그리고 집요하면서도 광범위한 장애인 불평등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마타 러셀/조영학 옮김/동아시아/1만7000원
빈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간극 또한 갈수록 커진다.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대다수 장애인에게 시장 진입이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심신이 불편한 이들은 자본가가 요구하는 생산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에서 배제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장애인은 쥐꼬리만 한 지원금에 기댄 채, 경제 사다리의 가장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린다. 채용은 마지막, 해고는 제일 먼저다.

선천적 뇌성마비와 이동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저자는 장애인 활동가를 만나면서 정치 개념으로서의 장애를 깨닫는다. 당시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민권운동을 목격했고 하워드 진, 놈 촘스키, 카를 마르크스 등 지식인들의 저술을 섭렵하면서 장애인들이 겪는 억압의 본질을 파고들었다. 주류 사회 속 투명인간이 된 존재로서 장애인의 입지를 다방면으로 설명한다. 경제이론, 정책, 주택, 우생학 등 광범위한 이슈에 걸쳐 자본주의와 장애인 억압이 구조적·필연적으로 서로를 강화해 왔음을 밝힌다. 그 복잡하고 넓은 지도에는 자본주의 발원 이래 인류가 끊임없이 반복해 온 억압의 굴레가 있다. 사회적 약자의 삶을 장애인 당사자의 관점에서 생생하게 고발하며, 그 고난의 시간을 한눈에 담아낸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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