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미화 밀반출’ 의혹 아태협 회장 구속…법원 “도주 우려”

거액의 미화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 등을 받는 아태평화교류협회(이하 아태협) 안아무개 회장이 11일 구속됐다.

김경록 수원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검사)을 마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판사는 “범죄가 소명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쌍방울 그룹과 아태협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019년 1월 쌍방울이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수십억원 상당의 미화를 중국으로 밀반출하는 과정에 안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밀반출된 달러가 북한으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태협은 2018년부터 북한 어린이 급식용 밀가루와 미세먼지 저감용 묘목사업 등 명목으로 경기도의 대북사업에도 참여해 20억여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보조금 가운데 일부를 안 회장이 횡령해 생활비와 주식 매입 등에 썼다는 게 검찰 쪽의 설명이다. 아울러 쌍방울이 아태협에 낸 후원금 7억원 가운데 일부를 중국으로 밀반출했다는 의심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안 회장은 지난달 초 잠적해 체포영장을 발부됐고, 지난 9일 서울 성동구에서 체포됐다. 한편, 검찰은 아태협이 2018년부터 경기도의 대북 교류 사업에도 참여해 경기도의 지원금이 북한으로 흘러갔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