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고물가, 중국은 저성장… 여전히 한숨
에너지값 뛰며 물가 10%대 상승
中, 은행대출 3년만에 최저 수준
코로나 봉쇄령에 투자·소비 위축
미국의 10월 물가 상승률이 7.7%로 집계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국)은 미국과 달리 여전히 고물가에 시달리는 처지다.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10.7%나 상승했다. 이탈리아는 10.9%, 독일은 10.4%, 영국은 10.1%에 달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산(産)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가격 부담이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이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 각국 정부의 지출은 유로존 총생산(GDP)의 5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정부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유럽은 반대 방향으로 가는 중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4일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면서 중앙은행이 한층 더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성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중국의 10월 은행 대출이 9080억위안(약 170조원)으로 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0월 이후 최저였다. 작년 10월 1조6000억위안(약 300조원)이었는데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판케온거시경제연구소의 덩컨 리글리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민간 부문의 수요 위축이 상당히 우려되고 금리를 낮춰도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의 징후가 있다”고 했다. 중국은 경기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3% 중반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나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기 반전은 ‘코로나 봉쇄령’을 언제 풀 것이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등은 “중국이 더 견디지 못하고 내년 초 해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지만, 중국 당국은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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