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달이 뜬다…나와 너를 잇는 강익중의 예술
[앵커]
혐오와 차별, 갈등과 대립으로 얼룩진 이 시대에 끊어지고 갈라진 것들을 예술의 힘으로 이어보려 애쓰는 작가가 있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강익중 작가가 12년 만에 국내에서 전시회를 엽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휘영청 둥근 보름달을 닮은 백자 달항아리.
아래 위를 이어붙여 만드는 달항아리처럼 갈라진 남북을 이어보자는 간절한 바람을 담았습니다.
작은 그림 여러 점이 모여 하나를 이루는 세계.
시시각각 변하는 밤하늘 달빛이 그려낸 달무지개.
[작가 낭송 : "달이 뜬다. 채우거나 비우지 않아도 채워지고 비워지는 달이 뜬다."]
코로나19에 감염돼 뒤척이던 밤.
사진에 담아보려 했던 달은 어느 순간 모습을 바꿨고, 그때 문득 깨달았습니다.
[강익중/작가 : "달은 스러지고 사라지고 채워지는 것인데 그걸 내가 잡으려고 했으니. 그런 어떤 저한테 제가 느끼는 어떤 그런 교훈, 저 스스로 반성하는 그런 그림이죠. 달무지개는."]
1980년대 뉴욕 유학 시절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그리기 시작한 가로 세로 3인치짜리 캔버스.
작은 것들이 모여 군집을 이루듯 서로 다른 것, 단절된 것들을 이어주는 일.
강익중 예술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는 이 시대에 예술이 해야 할 일을 또 한 번 깨닫게 했습니다.
[강익중/작가 : "모든 사람이 함께 되는, 우리가 다르지 않다. 내가 그들 안에 포함돼 있고 그들도 내 안에 포함돼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중요한 어떤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12년 만에 국내에서 여는 이번 개인전은 신작을 포함해 작가의 대표 연작 20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
지난 12년 동안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대형 공공미술 작품의 밑그림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장수경/자막제작:박세실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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