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실종’ 후폭풍, 과수 농가 수정 ‘비상’
[KBS 창원] [앵커]
올해 초 이상 기후 등의 원인으로 꿀벌이 대거 사라지면서 양봉 농가는 물론 과수 농가들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겨울 출하를 앞두고 제때 수정 작업을 해야 하는 수박과 딸기 농가들은 꿀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합천의 한 비닐하우스, 하얀 딸기 꽃 사이로 꿀벌이 부지런히 날아다닙니다.
17년째 딸기 농장을 운영해 온 정행림 씨는 수정벌을 구하느라 여름부터 발품을 팔아야만 했습니다.
딸기는 수정벌이 있어야만 열매가 맺히기 때문입니다.
[정행림/합천군 딸기 농가 : "올 여름부터 우리 굉장히 힘들었어요. (꿀벌을) 구한다고. 아는 사람 옆 옆에 해서 억지로 구했어요. 벌이 없어지면 딸기 농사 포기를 해야죠. 수정을 못 하잖아요."]
수박 농가는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수정벌을 구하지 못해 일일이 사람 손으로 꽃가루받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660㎡ 규모 비닐하우스 한 동에 놓을 벌통 한 동을 빌리는 가격은 7만 원 선, 40% 오른 가격이지만 이마저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강대훈/함안군 수박 농가 : "(꿀벌이) 확보가 돼야 갖다 주니까 100 퍼센트 장담 못 하고 내일까지 갖다 주겠다. 내일이나 모레 꼭 갖다 주겠다 하지만 그것도 장담을 못 합니다."]
경남의 겨울 수박 재배 농가는 426곳, 전국 재배량의 90%가 훌쩍 넘습니다.
하지만 꿀벌이 부족하다 보니 출하량을 맞추지 못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올 초 꿀벌이 줄어들면서 지난여름 수박 1통 값은 평균보다 38%가 오른 2만 5천 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부족한 꿀벌에 양봉 농가도 속이 탑니다.
[조창운/창원시 양봉 농가 : "수정용 벌도 (기존 거래업체에서) 협의차 연락이 오는데도 많지만, 벌이 없기 때문에 지금 어떻게 할 방법이 없고요. 좀 참담하죠."]
농촌진흥청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상미/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 "(꿀벌을) 사용하려고 하는 농가와 그리고 공급하려고 하는 양봉농가 간에 매칭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화분 매개용으로 쓸 수 있는 벌이 있을까 해서 찾는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도 수박 비닐하우스 한 동마다 5만 원씩 지급하던 수정벌 지원비를 올리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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