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인플레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한은 ‘베이비스텝’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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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오는 2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은과 한국경제학회(KEA)가 공동으로 연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최근 들어서는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도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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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은과 한국경제학회(KEA)가 공동으로 연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최근 들어서는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도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긴축적 통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한국은행의 우선 과제”라면서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파급 효과를 언급했다. 그동안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여온 한은 역시 최근 단기 자금시장 경색과 경제성장률 하락, 수출 부진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랐기 때문에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느끼는 경제적 압박의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금융안정 유지, 특히 비은행부문에서의 금융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예컨대 최근 은행 예금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자금 흐름을 비은행부문으로 어떻게 환류시킬지 등이 한은의 당면 과제 중 하나라는 것이다.
또 이 총재는 여러 주요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한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인플레이션 전망에 체계적 오차를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에너지 가격이 예상치 못하게 상승한 점,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 점을 오차의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총재는 개회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좋은 뉴스”라면서도 “얼마나 오래될지, 국제시장과 국내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봐서 2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7% 올라 시장 전망치(7.9%)를 밑돌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해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를 묻자 “그렇게 바라지만 아직 변동성은 어느 정도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달 환율에 비해서는 조금 많이 안정돼 좋은 사인(sign)이고, 예상했던 쪽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총재는 “미국 통화정책이 바뀌면 변화가 있을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변화가 지금 감지됐지만 얼마나 오래갈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미국 인플레이션 숫자가 또 바뀔지 안 바뀔지 등은 한 달만 봐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국내 시장에 주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금통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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