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주민 시신 송환하겠다"… 북한은 하루 종일 '무응답'(종합2보)

통일부 "의사 전달됐을 것… 당분간 답변 기다리겠다"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2022.5.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정부가 지난 7월 임진강 하류에서 발견된 북한 주민 추정 여성의 시신를 인계하기 위해 11일 대북통지문 발송을 시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해당 통지문 접수 여부를 끝내 밝히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시 통화와 오후 5시 마감 통화 등 2차례에 걸쳐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체 및 유류품을 오는 17일 판문점에서 북측에 인도하겠다'는 대한적십자사 회장 명의 통지문을 북한에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북한 측은 이날 2차례 통화 모두에서 통지문 접수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일부가 전했다. 다만 통일부는 "일단 우리 측 의사가 전달됐다고 보고 당분간 북측의 답변을 기다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인계하고자 하는 여성 시선은 올 7월23일 경기도 연천 임진강 군남댐 하류 수풀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해당 시신은 평상복 차림이었고 상의엔 김일성 북한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이 담긴 배지(초상휘장)가 붙어 있었다. 그 외 다른 유류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해당 시신의 부검 등을 진행한 수사당국으로부터 전날 '북한 주민으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후 '북한주민사체 처리지침'(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북한 측에 통지문 발송을 시도했다.

현행 '북한주민사체 처리지침'은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북한 주민 시신이 발견됐을 땐 북한에 그 사실을 통지하고 시신을 인도하며, 만일 북한이 시신 인수를 거부할 경우엔 화장 후 일정 장소에 안장토록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0~19년 기간 이 같은 절차에 따라 총 23구의 북한 주민 시신을 인계했다.

북한은 그동안엔 우리 정부로부터 '북한 주민 시신이 남한에서 발견됐다'는 통지를 받은 뒤 답변하기까지 1~6일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가능성을 이유로 현재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다 남북관계마저 크게 경색된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정부의 관련 통지문 발송 시도에 계속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시신 인수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올 들어 △코로나19 방역협력 △임진강 상류 북한 측 저수 방류시 사전 통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 등 제안을 담은 우리 측 통지문 모두에 대해 접수 여부를 밝히지 않아온 상황이다.

과거 북한은 남한에서 발견된 시신에서 공민증 등 북한 주민임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을 땐 그 인수를 거부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7년 발견된 시신 2구와 2019년 발견된 1구는 북한에 인계하지 못한 채 우리 측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