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김은혜 퇴장조치 적절" 김기현 "장제원 틀린 말 했나"

張, 주호영 겨냥 한마디에
친윤·비윤 또 집안싸움

친윤계에서 내홍 원인으로 지목됐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라졌지만 여당이 또다시 친윤계와 비윤계로 갈라지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두 수석을 퇴장시킨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 계기다.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주자들과 총선에서 '윤심'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원들까지 복잡한 계산법이 교차하면서 당내 불편한 기운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행정안전부는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의 주무부처이고, 주무부처 장관이 책임지는 것이 국민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할 수 있다"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퇴론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또 안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필담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국정감사장에서 퇴장시킨 것과 관련해 "일단 공적 자리에서 사적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사람들마다 견해 차이가 있다"면서도 "주 원내대표가 퇴장을 시킨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안 의원 의견은 친윤계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전날 장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두 수석을) 두 번을 세워 사과시켰다. 벌을 두 번 준 거다. 대통령 수석 참모 아닌가. 그래 놓고 퇴장을 시킨다는 게 대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친윤은 이태원 참사 이후 야당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와중에 여당이라도 적극적으로 대통령실을 방어하고 야당에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는 '강경론'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안 의원은 원내에서 경제위기 속 여야 협상 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일련의 사태에 대한 원인 제공자들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된다는 '냉정론'을 내놓은 셈이다. 이런 안 의원의 '냉정론'에 당장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부수 법안을 거대 야당과 협상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상당수 의원이 공감하고 있다.

송언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의원님들마다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여러 가지 동일한 사안을 두고 시각이 다를 수 있다"고 주 원내대표를 감쌌다. 그러나 친윤계 의원들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이자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은 "장 의원이 없는 걸 있다고 말씀하신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