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환헤지 비율' 확대···해외투자 비중 조정도 추진

세종=서일범 기자 2022. 11. 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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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의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국민연금 등 공적 해외투자 기관의 기존 해외 자산에 대한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각 주무 부처가 기관에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환 헤지 비중 확대를 요청하면서 국민연금도 발 빠르게 투자 전략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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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예결위 참석···'환율 안정' 속도전
秋 "외환 안정, 정책만으론 부족"
연기금 투자전략 대수술
美 '환율관찰대상국'에 韓 또 지정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국회 예결위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의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연기금의 달러 수요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수급 조절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국민연금 등 공적 해외투자 기관의 기존 해외 자산에 대한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각 주무 부처가 기관에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본지 8월 12일자 1·3면 참조

현재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 투자가들은 일명 ‘환 오픈’ 전략으로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환 오픈은 환 헤지 없이 투자자산을 환율 변동에 노출하는 전략이다. 그동안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원화가 비교적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쓸 수 있었던 정책이다. 환 헤지가 일종의 보험임을 감안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환 오픈 전략에서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에 나설 때는 현물 달러를 시장에서 사들여야 하는데 이 같은 달러 수요가 환율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환 헤지에 나서기 위해서는 달러 선물환을 시장에 매도해야 하는데 이렇게 나오는 달러 물량 자체가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여기에 정부가 직접 나서 해외투자에 대한 사실상 ‘자제’를 요청한 만큼 달러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추 경제부총리는 “현재 환율 변동성도 크고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해 여러 정책적 노력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며 추가 조치의 이유를 밝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환 헤지 비중 확대를 요청하면서 국민연금도 발 빠르게 투자 전략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2018년부터 환 오픈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나 자산의 5% 범위 내에서 환 헤지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의사 결정만 이뤄지면 신속한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국민연금 내부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세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 동안은 환 오픈 전략이 수익률 상승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환율 안정세가 뚜렷해질 경우 환 헤지 비율을 다시 조정하는 식으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은 이날 발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또다시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2019년 상반기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2016년 이후 매번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랐다.

관찰 대상국이란 대미(對美) 무역 조건을 유리하게 설정하기 위해 환율에 개입하는지 여부를 미국 정부가 유의 깊게 지켜보는 국가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150억 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 △달러 순매수가 GDP 대비 2% 이상이자 8개월 이상 순매수 등 3가지 요건 중 2개를 충족하는 국가를 관찰 대상국으로, 3개 모두 해당되면 심층 분석국으로 분류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달러 매도 개입 기조를 이어가 심층 분석국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세종=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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