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태원 참사 장외투쟁 나서자 與“민주정당 포기”

민주당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검 서명운동 개시
주호영 “수사 피하고 국민 주의 돌리기 위한 것”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두고 국민 서명운동을 개시하자 국민의힘이 “민주정당을 포기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난 상황에서 주말을 앞두고 야당이 장외투쟁을 시작하자 여당이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선 셈이다.

11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서명운동에 대해 “스스로 의회주의, 민주정당임을 포기한 것 아니냐”며 “여러 사람 관측대로 (이재명 대표) 자신에게 있는 사법 리스크, 좁혀들어오는 수사를 피하고 국민의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ASEAN 관련 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 대통령, 정 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승환기자]

주 원내대표는 이어 “이렇게 경제가 어려워지고 외교 안보에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제1당이 모든 문제를 장내에서 논의하고 해결해야지, 얼마전까지 집권했던 당이 장외로 나가는 것은 (국민에게) 버림받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서명운동에 나서자 1당이 할 일이 아니라고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역에서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라며 “정부와 여당이 진상규명에 협조적이지 않고 오히려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도움을 받아서 직접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때가 됐다.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그리고 완전한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특검을 위해서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일종의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희생자 명단 공개 두고
朱“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
李 “유족 원하는 방식 애도가 패륜이냐”

주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에 앞서 희생자 명단공개를 두고도 격돌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과 영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저는 이미 이것을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패륜 행위는 멈출 줄을 모른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국가보훈처는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의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대법원 역시 국가보훈처의 비공개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며 “유공자 명단은 개인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명단도 비공개가 정당하다면, 유족 대다수가 원치 않는 이태원 희생자 명단은 왜 공개되어야 하냐”며 “더불어민주당은 희생자의 존엄과 유가족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고 재차 비판했다. 이어 “국가적 참사와 비극을 매번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나쁜 습성을 당장 버리기 바란다”며 “패륜을 멈추고 국민을 섬기는 공당의 금도를 지키라”고 맹폭을 퍼부었다.

이에 이재명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참다 못해 한마디 한다”며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패륜입니까. 고인의 영정 앞에 그의 이름을 불러드리는 것이 패륜입니까”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쟁에만 매몰되면 상식적인 사고가 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은 참사 앞에서도 이러면 도대체 어떡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면전환을 위해 애쓰는 것 같은데 제발 다른 것 신경쓰지 맙시다. 지금은 참사의 진실을 밝힐 시간이고, 유족과 피해자분들을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끌어 안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