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대통령' 차기 국민연금 CIO, 누가 될까

김성수 2022. 11. 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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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류 접수 마감…서원주·박대양 지원
재직시절 공무원연금, 3년 연속 기준수익률 앞질러
하마평 올랐던 강신우·장동헌·서종군 지원 안해
내부출신 선임 가능성도…어려운 운용환경에 쉽지 않을 듯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민연금 차기 기금운용본부장(CIO) 후보 접수를 마감한 가운데 그간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인사 중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공단 CIO과 박대양 전 KIC CIO가 지원했다. 국내 쟁쟁한 CIO 후보군 중에 두 명만 지원하면서 사실상 2파전이 됐다는 평가다. 국민연금 ‘조직 안정화’를 위해 사상 첫 내부 출신 CIO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 CIO는 1000조원에 달하는 기금운용을 책임지는 ‘자본시장 대통령’이지만,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운용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전라북도 전주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국민연금)
◇ 후보 거론 강신우·장동헌·서종군 “지원 안해”…최종 임명시점 ‘미정’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원주 전 공무원연금 CIO와 박대양 전 KIC CIO는 국민연금 기금이사 겸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지원하기 위한 서류 접수를 했다. 서류 접수 마감일은 11일이다. 그 외에 후보로 거론된 강신우 전 한국투자공사(KIC) CIO, 장동헌 전 대한지방행정공제회 CIO, 서종군 전 한국성장금융 전무는 접수하지 않았다.

지원자는 지원서,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방문 또는 등기우편으로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추천위원회에 제출하면 된다.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한 후 복수의 후보자를 이사장에게 추천한다.

이사장은 추천안과 계약서 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승인하면 이사장이 임명한다. 국민연금 CIO 기금이사의 기본임기는 2년이며, 운용성과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통상 국민연금 CIO 인선은 2~4개월이 소요된다. 다만 지원자 규모에 따라 최종 합격자 선정에 걸리는 기간이 달라지는 만큼 최종 임명이 언제 이뤄질지는 미정이다.

서원주(왼쪽) 전 공무원연금공단 CIO와 박대양(오른쪽) 전 KIC CIO
보험사 연기금 두루 거친 서원주·박대양 ‘2파전’

서 전 CIO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88년 12월 삼성생명보험에 입사해 미국 뉴욕법인 차장, 싱가포르법인 수석, 변액계정운용 부서장, PCA생명(현 미래에셋생명) CIO 등을 맡았다. 2019년 5월에는 공무원연금공단 CIO로 임명됐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사학연금과 더불어 국내 3대 연기금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공무원연금 CIO 임기 2년 후 1년 연임에 성공해 2022년 상반기까지 근무했다. 현재 공무원연금 CIO는 지난 7월 4일부터 근무해온 백주현 신임 자금운용단장이 맡고 있다.

서 전 CIO는 공무원연금 CIO로 재직한 기간(2019~2021년)에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공무원연금의 연간 금융자산운용 성과평가 결과를 보면 2019년 금융자산 운용수익은 7744억원으로 창단 이후 최고 금액이었다.

2019년 금융자산 운용수익률은 8.36%로 기준수익률(벤치마크 수익률) 7.90%를 0.46%포인트(p) 상회했다. 특히 채권과 대체투자 부문이 기준수익률을 웃돌았다.

채권의 경우 △국내직접(3.79%로 기준수익률 0.19%p 상회) △해외간접(8.64%로 기준수익률 1.33%p 상회) 부문이 좋은 성과를 냈다. 채권 해외간접은 5년 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의 경우 국내(10.95%)와 해외(6.32%) 수익률이 기준수익률을 6.88%p, 2.25%p 상회했다.

2020년 금융자산 운용수익은 8801억원으로 또다시 창단 이후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운용수익률은 10.50%로 기준수익률 9.05%를 1.45%p 뛰어넘었다. 이 해에도 채권, 대체투자 부문이 기준수익률을 각각 0.28%p, 2.50%p 넘어섰다.

2021년 금융자산 운용수익률은 8.61%로 기준수익률 4.81%를 3.80%p 앞질렀다. 특히 채권, 주식, 대체투자 등 모든 자산군의 운용수익률이 기준수익률을 상회했다. 채권(-1.17%), 주식(15.74%), 대체투자(19.37%) 수익률은 각각 기준수익률을 0.14%p, 1.18%p, 13.07%p 넘어섰다.

이로써 공단은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기금운용평가에서 2019년 탁월, 2020년 우수, 2021년 탁월 등급을 획득했다.

박대양 전 KIC CIO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삼성생명 운용역을 시작으로 삼성생명투신운용, 아이투신, 새마을금고 투자전략팀장, 알리안츠생명보험 자금운용 실장 등을 지냈다. 2016년 말부터 사학연금 CIO를 맡았고 2019년 8월부터 3년간 KIC 기금운용을 이끌었다.

박 전 CIO 재직 기간 KIC의 연간 운용자산 수익률(수수료 차감 후)을 보면 △2019년 15.21% △2020년 13.52% △2021년 8.94%다. 수수료 차감 전 운용자산 수익률은 △2019년 15.39% △2020년 13.71% △2021년 9.13%로 집계됐다. 2021년 운용자산 수익률은 9.13%,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9.94%, 최초 투자 이후 연환산 수익률은 5.47%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자산, 공무원연금 100배…해외대체 난이도 높아

다만 국민연금 ‘조직 안정화’를 위해 사상 첫 내부 출신 CIO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올해에만 20명이 퇴사해 국민 노후자산의 안정적 운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서다. 실제로 이훈 한국투자공사(KIC) CIO 등 연기금·공제회에서 내부 출신 CIO를 발탁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국민연금 자산운용 규모는 공무원연금보다 100배 이상 커서, 운용 난이도가 훨씬 높다. 국민연금 전체자산은 지난 8월 말 기준 917조2240억원이다. 공무원연금 금융자산 운용규모(작년 말 기준 8조1055억원)의 113배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이처럼 운용규모가 커서 국내 자산만으로는 투자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대체투자 등 투자 난이도 높은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대체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려면 해외에 상주할 투자 인력을 늘려야 하고, 민간 수준의 높은 급여를 지급해서 실력 있는 인재를 영입해와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코로나19 위기 이후 ‘재정 건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자산가격이 일제히 하락해 차기 CIO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는 매달 공개되는 데다 대중의 관심도 높아서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쉽다.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올 들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기금운용본부 전체 수익률은 -4.74%로 잠정 집계됐다. 직전월인 7월 말 수익률 -4.69%보다 0.05%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14.76% △해외주식 -6.46% △국내채권 -6.00% △해외채권 3.32% △대체투자 10.90%다. 기금규모는 지난 8월 말 기준 917조2240억원으로, 연초대비 약 45조5000억원 감소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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