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3분기 6000억대 적자···“해양플랜트 클레임 합의금 등 5500억 반영”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3분기 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의 공정 지연에 따른 고정비 증가와 일본 선주와의 클레임 합의금 등으로 인한 손실 5500억원이 반영되면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627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11일 공시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규모(995억원)보다 6배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9815억원으로 2분기 매출(1조1841억원) 대비 17.1% 감소했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의 공정 지연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발생했다는 것이 이유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 중 일부 프로젝트는 인도일 연장에 대한 합의가 선주 측과 이루어지면 4분기 실적에서는 환입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양플랜트 공정 지연에 더해, 선주의 클레임 제기에 대한 합의금 등 일회성 비용도 반영돼 약 5500억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일본 에너지기업 인펙스는 지난 8월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부유식원유해상생산설비(FPSO)의 공정 지연 등을 이유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클레임 제기 및 중재 신청을 낸 바 있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9억7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당시 대우조선해양 자기자본 2조2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인펙스로부터 수주해 호주 해상에 최종 설치를 마친 FPSO의 생산 준비가 늦어졌고, 설비에도 하자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해당 플랜트 설비는 2019년 최종 인도돼 현재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부분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금액도 과도하게 과장돼 있다”고 맞섰다. 두 달간의 중재 끝에 해당 청구건은 지난 10월 양측 합의로 종결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인펙스와의 구체적인 합의 금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날 명시한 손실액 5500억원 가운데 인펙스와의 합의금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실적 저조의 이유로 ‘불법파업’도 언급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불법파업, 인력수급, 추석연휴 및 태풍 등으로 인해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손실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하청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벌인 도크 점거농성을 가리킨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50일간의 파업으로 인해 고정비 1426억원, 매출 6468억원, 지체 보상금 271억원 등 총 816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계한 바 있다. 다만 이 추산액은 파업 기간의 공정 진행률 0%를 반영한 예상치였기 때문에 공정 재개에 따라 어느 정도 회수가 가능한 액수였다. 파업에 따른 구체적인 손실과 비용이 어느 정도로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밝히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조선 시황의 반등에 따라 현재까지 올해 수주목표 89억달러의 117%인 104억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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