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호화롭게 …'황제' 한남뉴타운, 한 번 더 들썩인다
서울 강북 한강변 노른자 땅으로 통하는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황제 뉴타운'으로 불리는 이곳 사업은 최근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가장 속도가 빠른 한남3구역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2구역 역시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사업이 지지부진하던 남은 구역들도 속도가 붙으면서 용산구 한강변 일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남뉴타운이 일반분양 시장에 나오기 위해선 최소 내후년 상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 기준이고, 나머지 3개 구역은 시기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강남과 강북 도심권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데다 한강을 남쪽으로 보는 조망권도 강력해 개발 이익을 선점하고자 재개발 투자에 미리 나서는 수요도 높다.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한남뉴타운은 장기적으로는 투자 유망 지역이다. 다만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단기 수익을 올릴 목적이라면 신중을 요한다는 분석도 있다.
◆ 한남2구역, 이태원역 가장 가까워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6개 동을 잇는 총길이 360m의 스카이브리지를 제안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야외 수영장 '인피니티 풀'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여 ㎡ 땅에 새 아파트 153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한남뉴타운 중에선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이 가장 가깝다. 이태원관광특구에도 접근하기 쉽다는 뜻이다. 다만 재개발 이후 아파트 단지가 가장 적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업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부담이다.
최고 층수를 원안 설계(14층)에서 21층으로 높인다는 계획이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한남2구역은 근처 남산 경관 보호 목적으로 고도제한(90m 이하)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서울을 다양한 스카이라인으로 꾸미겠다는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근거로 고도제한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건물 높이를 못 박지 않는 2040 도시계획이 수립되더라도 남산 경관 특수성이 있는 한남동 높이 규제가 자동으로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남2구역의 높이 제한은 한남뉴타운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 지침에 따라 설정됐는데, 이 지침을 바꾸기 위해선 서울시 재정비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돼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아직 지침 변경 계획이 없다.
◆ 5816가구 매머드급 한남3구역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한남3구역은 2020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남3구역은 총 사업비만 약 7조원, 예정 공사비만 1조888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지다. 앞으로 한남3구역은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동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의 매머드급 대단지 '디에이치한남'으로 다시 탄생한다.
이 구역은 지난 7월 관리처분계획을 용산구청에 신청했다. 관리처분계획은 사업시행인가 이후 종전자산 평가(감정평가) 및 조합원 분양이 끝나면 진행되는 과정으로, 각 조합원의 분담금 또는 환급금이 구체화된다. 이주 계획 등도 세워지기 때문에 업의 '7부 능선' 격이다. 조합은 내년 초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재개발 구역의 경우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기 때문에 최근 마지막 주택 거래를 노린 급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에 현대백화점을 입점시킨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구역 전체가 언덕으로 돼 있어 일부 가구는 한강 조망권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경사가 상당한 것은 한남3구역의 단점이기도 하다.
◆ 한남4구역, 상가 조합원 많아 부담
2595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를 지으려는 한남4구역은 2018년 11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하고 인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동안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신동아아파트를 철거하기로 결정하면서 조합 안에선 사업 기대감이 부쩍 높아졌다.
한남4구역은 사업성이 가장 좋다. 대개 재개발 사업에선 조합원 수가 적을수록 사업성이 좋다. 아파트 일반분양분을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남4구역은 조합원 수가 1200명으로 한남2구역(909명) 다음으로 적지만, 재개발 사업 후 가구 수는 2구역보다 70%가량 많다.
또 신분당선 용산 연장선이 개통될 경우 동빙고역(가칭)이 근처에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 역세권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지하철역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신분당선 보광역 신설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동빙고역 접근성이 좋다는 사실은 한남뉴타운에선 엄청난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가 조합원이 다른 3개 구역보다 많은 부분은 부담이다. 재개발 사업에선 주택 조합원이 상가 조합원보다 많은 것을 유리하게 생각한다.
◆ 한남5구역, 노른자 입지 주목
한남5구역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변전소 이전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전력과 변전소 이전에 합의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한남5구역 조합은 6월 보광변전소 이전과 관련해 변전소 용지를 당초 5500㎡에서 3100㎡로 축소하고, 이전 관련 비용을 조합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국전력과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한남5구역은 현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준비 중이다. 동빙고동 일대 용지가 18만6781㎡인 한남5구역에는 2555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구역의 가장 큰 장점은 한강변과 바로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거의 평지에 가까운데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입지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분당선 연장역인 동빙고역과 가깝고, 용산민족공원이 완성되면 걸어서 접근이 가능해 '공(원)세권' 효과도 누릴 수 있다.
◆ 1구역도 신통기획 검토
2018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사업을 포기하는가 싶었던 한남1구역에서도 최근 사업 재개 분위기가 감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에 다시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1만200여 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서쪽으로 동부이촌동, 동쪽으로는 한남동 한남더힐·나인원한남 등 전통 부촌과 인접한 데다 북쪽으로는 남산, 남쪽으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다. 최근 한남뉴타운 전체가 사업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보니 가격도 많이 상승했다. 한남뉴타운 내 지분은 3.3㎡당 1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에서는 30평대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빌라 매물 시세가 22억~23억원(예상 분담금을 포함하면 총 투자금액 28억~29억원)이다. 다만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부동산이 하락 분위기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요즘 한남뉴타운에선 25평대 배정 매물을 중심으로 시세가 예전 대비 5억원 이상 내려가는 급매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자금이 구역별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 묶일 수 있다는 각오도 해야 한다. 사업 도중 조합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정부와 서울시 정책이 바뀌는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재개발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동우 부동산·도시계획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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